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아르헨티나ㆍ베네수엘라 올해도 경제난 탈출 먹구름

알림

아르헨티나ㆍ베네수엘라 올해도 경제난 탈출 먹구름

입력
2018.01.16 16:49
14면
0 0

아르헨, 재정적자 축소 목적으로

공공요금 인상…작년 인플레 25%

베네수엘라, 물가 2349% 오를 듯

“인플레이션 통제 불가 상황”

물자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슈퍼마켓의 매대가 텅 비어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뉴스
물자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슈퍼마켓의 매대가 텅 비어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뉴스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에 신음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는 올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도 힘들다’이다. 남미의 대표적 문제국가로 꼽히는 두 나라 국민 모두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률로 올해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할 전망이다. 과감한 재정긴축과 방만한 복지축소 등 특단 조치가 필요하지만 정치변수에 막혀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16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는 올해도 긴축 재정과 서민층 반발 무마라는 양립할 수 없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경제 평등을 강조하는 페론주의 성향의 키르츠네르ㆍ페르난데스 정부(2003~2015년)의 실정을 파고들며 2015년 정권 창출에 성공한 우파 정권이지만, 당초 공약대로 경제개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집권 이후 공공서비스 보조금 삭감ㆍ공공요금 인상 등을 추진해 왔지만 당초 원하는 성과 대신 더 큰 후유증을 낳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도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설정한 인플레이션율 억제목표치(17%)를 7%포인트 이상 초과한 24.8%를 기록했는데 올해 상황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통화당국은 2018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율 5% 달성’ 목표 연도도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늦췄다.

전문가들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단행한 수도ㆍ전기ㆍ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민간 경제연구소 레데스마 컨설팅의 가브리엘 카마뇨(경제학자)는 “지난해 물가상승의 3분의1은 전기ㆍ가스ㆍ공공요금 인상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적정 공공요금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레데스마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공공요금 인상률은 40%에 달했고, 소비자 물가는 21%나 뛰었다.

공공요금 인상과 정부 보조금 축소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로 2015년 29%이던 빈곤율이 34.5%(2016년)로 상승하는 중산층 붕괴도 가속화하는 실정이다. 카마뇨는 “공공요금 인상 억제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해법이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마크리 정부의 우파 경제개혁이 처한 딜레마를 설명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실정과 저유가, 미국의 고강도 금융제재 등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IMF는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인상률이 2,34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쟁 때나 나타나는‘하이퍼(超) 인플레이션’에 해당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12%)보다는 호전됐지만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도 올해 6% 감소, 실업률은 30%에 달할 것으로 IMF는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해 볼리바르화(貨) 가치는 97% 폭락, 베네수엘라에서는 물물교환이 일상이 된 상황이다.

파산 위기에 놓인 베네수엘라 정부는 최근 해외제약업체에 체납된 약품대금을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광물로 지불하겠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보도됐다. 호주의 온라인 학술매체인 ‘컨버세이션’은 “베네수엘라 아동 54%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민들은 기아와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국 등으로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야당까지 무력화돼 (경제상황을 악화시킨) 마두로 정권의 교체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