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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대화에 속도 올리는 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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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대화에 속도 올리는 남북

입력
2018.01.03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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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끊겼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다시 열렸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은 3일 입장 발표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해 관련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 연계하도록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에서 긴밀한 연계를 취할 것”이라며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문점 연락채널은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자 북한이 이에 반발해 군 통신선과 함께 차단한 이후 지금까지 한차례도 가동되지 못했다. 이날 북한의 연락망 재개로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이 1년11개월 만에 복원됐고, 북한은 직후 바로 우리 측에 먼저 전화를 걸어와 남북 판문점 연락관 간 통화가 이뤄졌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북한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재가동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우리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자,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남북 간의 안정적 소통창구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막는 안전판 역할도 할 수 있다.

리 위원장은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의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한의 적극적 입장에 비춰 조만간 이를 위한 실무협의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환영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리 위원장이 “김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한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새해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간 해빙무드에 미국이 여전히 회의적 반응을 고수하는 것은 우리 정부로서는 꽤나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남북대화가) 좋은 뉴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대화의 논점이 비핵화가 아닌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로 흘러 미국의 대북정책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국무부도 “두 나라가 대화를 원한다면 분명 그들의 선택”이라며 “북한의 이간책은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적 논평을 냈다.

남북대화는 주변 여건과 호응해야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북한의 유화공세의 속셈이 무엇이든 정부가 늘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고위급 회담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의제를 국한하는 게 옳다. 성큼 정치ㆍ군사 분야로까지 확대할 경우 어떤 후유증을 부를지 모른다. 차분하고 신중한 접근을 정부에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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