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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김정남 일가, 시신 인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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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김정남 일가, 시신 인수 딜레마

입력
2017.02.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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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일가가 지난해 12월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마카오 시내의 거처. 교민 제공
김정남 일가가 지난해 12월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마카오 시내의 거처. 교민 제공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시신 인도에 대해 유가족 손을 들어줬지만 정작 마카오에 있는 김정남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 등 가족들이 신변 노출과 이에 따른 위험 문제로 시신 인수 절차에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나서기 어려워 “시신을 받으려면 직접 와야 한다”는 말레이 당국의 조건을 들어줄 형편이 아니다.

19일 마카오 한인협회장이자 김정남 일가와 자주 교류한 이동섭(62)씨는 “(마카오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 김정남 일가가 섣불리 나설 상황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시신을 인수해야 할 텐데 (이 경우) 어떤 경로로든 신분 노출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마카오 현지에서는 김정남의 세 번째 부인이자 개인비서로 알려진 서영나씨가 대리인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얼굴이 공개된 서씨의 밀행(密行)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실현될 확률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한 교민은 “은신해 있는 가족들에게 불리하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는 건 맞다”고 했다.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김정남 시신이 마카오에 도착한다고 해도, 한솔 등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장례식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당초 말레이 경찰이 시신 인도 조건으로 제시한 DNA 샘플 제출 역시 가족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중국 등 제3자를 통해 제출할 가능성도 있지만, 만에 하나 말레이 측에서 직접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어 이 과정에서 한솔 등 가족들 행적이 노출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DNA 샘플 대신 가족증명서 등 서류로 대체하려면 마카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마카오 현지에서는 시신 인수마저 딜레마에 빠진 김정남 가족의 처지를 놓고 안쓰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교민 A씨는 “북한으로 시신이 인도되면 유가족은 찾아 가보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한데 너무 부자연스럽고 참혹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교민 B씨는 ”시신이 마카오로 올 경우 (현지 방식대로) 중국 본토에서 화장을 해와 고급 분향소에 모시게 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마카오=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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