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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모범국 튀니지 대통령 경호차 향한 자살폭탄테러 최소 1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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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모범국 튀니지 대통령 경호차 향한 자살폭탄테러 최소 12명 사망

입력
2015.11.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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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을 쓴 튀니지 경찰이 24일 수도 튀니스의 대통령 경호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서 민간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튀니스=AP 연합뉴스
복면을 쓴 튀니지 경찰이 24일 수도 튀니스의 대통령 경호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서 민간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튀니스=AP 연합뉴스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넘나드는 테러가 점점 더 과감해지고 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24일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의 경호 차량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졌다. 튀니스에서 자폭 공격이 일어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셉시 대통령은 다행히 현장에 없어 피해를 면했지만, 최근 자국서 잇따르는 테러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제사회는 중동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튀니지의 민주화 행보가 테러로 방해를 받을까 우려하면서 에셉시 대통령의 공조 요청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쯤 튀니스 중심부인 모함메드 5가에 세워진 대통령 경호 차량에서 폭탄이 폭발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튀니지 내무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방을 멘 한 남성이 경호원 탑승 버스 안에서 스스로 폭탄을 터트렸다”면서 “무게 10㎏의 군용 폭발물이 이번 공격에 사용됐고 이 폭발물은 가방 안 또는 테러범의 조끼 안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거리를 지나던 목격자는 “폭발은 운전석 쪽에서 발생한 듯하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직후 에셉시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그는 24일 성명에서 “이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내일부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를 30일간 유지하겠다”며 “테러와의 전쟁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공조해주길 바라며, 튀니지가 테러리즘을 격퇴하고 승리할 것임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주겠다”고 강조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날 테러 발생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IS는 이 성명에서 ‘아부 압달라흐 알투니시’라는 조직원이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IS는 튀니지에서 올 해만 2건의 대형 테러를 벌여 외국인을 비롯 6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IS 추종자들은 올 3월 바르도 박물관에서 무차별 총격을 감행해 22명이 숨졌고, 6월에는 해변휴양지 수스의 호텔에서 총기난사를 벌여 28명이 사망했다. 지난 22일에는 튀니지 군에 IS 관련 정보를 넘겼다는 이유로 16세 튀니지 소년을 참수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2011년 중동에서 분 민주화 바람인 ‘아랍의 봄’의 유일한 성공사례로 평가 받는 튀니지가 최근 들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주요 표적이 되자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테러는 튀니지 민주화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맡은 ‘국민4자대화기구’가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노르웨이로 떠나기 2주 전이자, 아랍의 봄 5주년을 2달여 앞둔 때 발생해 튀니지의 들뜬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이에 온건 이슬람주의 성향 정치인들은 “튀니지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은 우리가 민주주의 및 온건 이슬람을 대표하는 국가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하나로 연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를 규탄함과 동시에 튀니지 정부를 적극 돕겠다고 나섰다. 유엔 안보리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어떠한 테러 행위도 민주주의와 경제 회복을 향한 튀니지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테러리즘에 맞서는 튀니지 국민과 계속해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튀니지를 방문했던 존 케리 미국 국무 장관도 성명을 통해 “최근 맺었던 튀니지와의 경제, 안보 협력안을 재확인 한다”며 “튀니지 당국과 협력해 이번 테러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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