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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땅의 날(3.30)

입력
2018.03.30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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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은 팔레스타인 인들의 '땅의 날'이다. 사진은 2015년 포스터. palestine-studies.org
3월 30일은 팔레스타인 인들의 '땅의 날'이다. 사진은 2015년 포스터. palestine-studies.org

3월 30일은 팔레스타인 인들의 ‘땅의 날(Land Day)’이다. 저 ‘땅’은 지리ㆍ환경적 의미의 땅이 아니라 사유 부동산으로서의 토지이자 주권의 영토를 의미한다. 팔레스타인 인에게 오늘은 강탈당한 집과 경작지를 잊지 않고 있다는 의지와, 유엔인권선언(UDHR)이 보장한 귀향의 권리를 쟁취하려는 저항의 날이다.

1976년 3월 11일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북부 갈릴리 지역의 아랍인 토지 약 2,000 ha 수용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75년 발표한 ‘갈릴리 개발계획’ 즉 그 지역에 8개 산업 지대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 이유였지만, 아랍인들을 몰아내고 유대인 정착지를 넓힌다는 게 실제 의도였다.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서안과 가자 지구 등 인근 아랍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수용 예정지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마을 아랍자치기구는 30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4,000여 명의 경찰과 군 헬기까지 동원해 주민들의 시위를 진압했다. 시위대 6명이 숨졌고, 100여 명이 부상 당했고, 수백 명이 연행 당했다. 1948년 이스라엘 정부 수립과 잇단 전쟁을 통한 땅 강점과 달리, 법령에 근거한 76년의 거주자 배제는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인들의 단결과 저항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던 그들에게 토지는 국가보다 중요한 명예와 정체성의 상징이었다.

76년 유혈사태 이후 이스라엘 국내 및 서안ㆍ가지 지구 등지의 아랍인들에게 3월 30일은’땅의 날’이 됐다. 이날 그들은 평화 행진과 ‘올리브나무 심기’ 등 행사를 벌이며, 이후로도 지속된 이스라엘의 강제 정착지 확대 기조에 저항해왔고, 더러 유혈 충돌사태를 빚기도 했다.

국경 밖 팔레스타인 인들은 1948년의 ’대재난(Nakba Day, 5월 15일)’ 60주년인 올해 땅의 날 행사를 46일간(3.30~5.15) 치르기로 하고, 이스라엘 군이 접근금지 지대(No-go Zone)로 설정한 국경 인근에 대규모 텐트촌을 구축해 농성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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