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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늦은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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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늦은 반성문

입력
2018.06.15 21:32
수정
2018.06.15 21:3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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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국민이 한국당 탄핵했다” 김무성 21대 총선 불출마 재선언 초선의원들 “중진 정계은퇴” 촉구 6ㆍ13 참패 전방위 당내투쟁 예고
김성태(왼쪽 여섯 번째) 자유한국당 원대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희가 잘못해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배경으로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성태(왼쪽 여섯 번째) 자유한국당 원대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희가 잘못해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배경으로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가 떠난 자유한국당이 본격적인 전방위 당내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 및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의 미래를 논하면서다. 어디서부터 실패의 근원을 찾고 방향타를 잡을지 엄두가 나지 않는 논쟁이다. 식상하듯 매번 등장해온 총선불출마와 중진퇴출론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 정도로는 좀처럼 울림을 주기 힘든 분위기다. 당내 모든 세력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거친 내부투쟁의 소용돌이가 임박하고 있다.

한국당은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당 해체 얘기까지 나오는 등 여러 의견들이 오갔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이 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보수이념의 해체, 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구태 청산과 기득권 해체 없이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려는 보수로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면서 “한 줌도 안 되는 보수당 권력을 두고 아웅다웅하는 추한 모습을 더 이상 국민 앞에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총을 마친 뒤 일부 의원들은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의총에서 김무성 의원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오늘 이 사태에 대해 누구를 탓하기보다 각자가 자기 성찰부터 하는 반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면서 “새로운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한국당은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몰락했다”며 “이제 처절한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며 책임과 희생이야말로 보수의 최대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5년 12월 당 대표 자격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를 찾아 “70세가 넘어 새로 시작되는 임기의 선출직에 나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20대 총선을 마지막으로 21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새로운 언급은 아니다. 하지만 당이 워낙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만큼 선도적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당의 미래를 만드는데 역할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간 당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않던 초선 의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순례 성일종 이은권 정종섭 의원과 비례대표 김성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년간 보수정치 실패에 책임이 있는 중진들은 정계를 은퇴하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정계 은퇴 촉구에 총선 불출마와 차기 당권 불출마 뜻도 담겨 있다고 했다.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뻔한 레퍼토리 속에 책임론을 거론하지만 누구도 본인부터 먼저 나서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의지는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전부터 한국당에게 닥칠 위기에 대해 곳곳에서 경고음이 들리는 데 이를 외면하거나 못들은 건 바로 한국당 의원들”이라며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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