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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성생활과 파트너 많으면 자궁경부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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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성생활과 파트너 많으면 자궁경부암 위험

입력
2014.08.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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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전 단계 '상피내암', 20~30대 여성 사이 늘어나

현행 15~17세 백신접종 연령, 현실에 맞춰 좀 더 낮출 필요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에 걸린 20, 30대 여성이 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여성.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에 걸린 20, 30대 여성이 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여성.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 세계에서 2분마다 1명, 국내에서는 하루 3명 사망하는 여성암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경부(입구)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암으로, 자궁경부상피내이형성증(정상조직과 암조직의 중간)을 거쳐, 상피 내에만 암세포가 존재하는 자궁경부상피내암(자궁경부암 0기, 이하 상피내암)으로 악화, 이 단계에서 발견해 치료하지 못하면 침윤성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된다.

최근 자궁경부암이 의료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에 걸린 20, 30대 여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종양간호연구’자료에 따르면 2006년 1만8,834명이었던 상피내암 진료인원 수가 2010년 2만8,050명으로 증가했는데 이 중 35%가 20, 30대 여성이었다. 이와 관련,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하는 등 성문화 개방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주웅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는 “생식기 발달이 끝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하면 인(人)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며 “한 명이 아닌 성 파트너가 많을수록 상피내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미국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접종 연령을 9세로 권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15~17세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접종 연령을 낮추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 중 성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12.8세로, 남학생은 12.7세, 여학생은 13.0세다.

백신접종 비용도 문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지난 4년간 전 세계적으로 1억7,000만 도즈가 배급돼 40여 국가에서 백신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국가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지 않아 비용이 만만치 않다.

검사결과와 치료와 관련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재원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20대 여성들이 선별검사와 함께 바이러스검사를 많이 하는데 바이러스검사에서 양성판정이 나올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20대에 검사를 하면 30~40%가 양성판정을 받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말고 치료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상피내암 단계에서는 100% 치료가 가능하다”며 “매년 1회 정기검진을 통해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까지 자궁경부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퍼플리본 캠페인’을 개최한 김장흡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조기 검진 증가로 자궁경부암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두 번째로 많이 발병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3명의 여성이 사망할 정도로 여성을 위협하는 암”이라며 “최근 20, 30대 젊은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과 검진으로 쉽게 발견되지 않는 선암이 증가하고 있어 학회에서는 백신접종과 정기검진을 통한 자궁경부암 조기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독려하는 퍼플리본 캠페인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치중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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