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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부모님 뜻 따라 찍었지만 한국당 표차 줄어야 정신 차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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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부모님 뜻 따라 찍었지만 한국당 표차 줄어야 정신 차릴듯”

입력
2018.05.28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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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ㆍ일자리 문제 불만

2040 세대 한국당 지지율

6.9% 5.3% 16%에 그쳐

세대 간 간극 확대되며

“대구도 이번 선거 통해

변화의 바람 불어야” 한목소리

25일 낮 대구 중구 동성로 중심가가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대구=강유빈 기자
25일 낮 대구 중구 동성로 중심가가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대구=강유빈 기자

“전 특정 정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일단 자유한국당은 아니에요. 하지만 선거에서는 한국당 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6ㆍ13 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 낮 대구 동성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박소현(25)씨는 선거 얘기를 꺼내자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박 씨는 “예전에는 부모님이 ‘새누리당(현 한국당) 밀어줘야지’ 하면 그냥 따랐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한국당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표 차이가 얼마 안 나면 정신을 차리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선거를 20일도 채 남겨 두지 않고 민심이 요동친다는 보수의 텃밭 대구를 찾았다. 흔들리는 대구 민심의 중심에는 2040세대의 불만이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그간 텃밭 정당을 자부해 왔던 한국당을 향한 비판에 주로 날을 세웠다.

젊은층이 많이 모인다는 동성로에서 만난 김한수(30)씨는 “한국당이 지역민들을 위한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대구는 무조건 뽑아주는 곳이라 믿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경북대 캠퍼스에서 만난 대학생 이정후(23)씨도 “원래는 당만 보고 새누리당(현 한국당)만 뽑았는데 지난해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젊은층 여론도 확 기울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을 향한 젊은층의 불만은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19~ 21일 대구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0대와 30대, 40대에서 각각 6.9%와 5.3%, 16.0%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이 20대(49.3%)와 30대(57.4%), 40대(45.7%)에서 받은 지지율과 비교하면 아무리 여당 독주의 최근 정치지형을 감안한다고 해도, 텃밭정당의 성적표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결과다.

대구시장 후보들이 24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 대구=연합뉴스
대구시장 후보들이 24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후보,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 대구=연합뉴스

젊은층의 민심 이반에는 역시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동성로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5)씨는 “주변에 대구에서 취업하려는 친구가 거의 없다. 그 만큼 도시 경제가 안 좋고 일자리도 부족하다”며 “여기에는 한국당의 누적된 문제가 쌓여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학생 김선경(24)씨는 “어릴 때부터 집안 분위기 자체가 워낙 보수당 일색이었다”면서 “하지만 20대 중후반이 넘어 취업준비도 하고, 사회초년생이 되면서 현실적으로 생기는 문제들 때문에 정치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변화를 원하는 젊은층도 이번 선거에서는 한국당 수성(守城) 쪽에 더 무게를 뒀다. 그리고 50대 이상 장년층의 보수적 분위기가 대구 정치 지형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진보성향이라는 경북대생 손모(26)씨는 “저는 민주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지만, 한국당이 우세한 결과를 내지 않겠느냐”며 “저희 부모님 경우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얘기를 꺼내면 잘 들으려 하지 않으신다. 이런 분위기가 아직 중장년층의 대체적인 여론”이라고 언급했다. 직장인 박상욱(43)씨도 “한국당이 잘 하는 게 없어도 5060 골수팬들은 여전하다”면서 “이번 선거까지는 한국당이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한수(30)씨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를 뽑을 예정”이라며 “한국당이 괘씸하지만 민주당 후보를 뽑기는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를 통해 대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취업준비생 박모씨는 “한국당이 오래 독식해 득이 된 건 결과적으로 거의 없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감정을 무너트리려면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어떻게든 대구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점은 보수나 진보나 공히 느끼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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