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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부활' 사명 안고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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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부활' 사명 안고 뜁니다

입력
2016.01.0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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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봉주(46)의 은퇴 이후 포스트 황영조, 포스트 이봉주가 누가 될 것이냐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두 마라톤 영웅에 의지해 한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마라톤 강국으로 분류돼 왔지만, 현재 엘리트 마라톤은 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봉주가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세운 한국 최고 기록(2시간7분20초) 역시 15년 넘게 깨지지 않는 ‘화석’으로 남아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의 해가 밝았지만, 마라톤이 한국에 메달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실상‘멸종’상태다. 아예 외국인선수를 귀화시켜 올림픽 무대에 세우자는 의견도 있다.

지난 7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 오시마섬에서 전지훈련 중인 손명준. 삼성전자육상단
지난 7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 오시마섬에서 전지훈련 중인 손명준. 삼성전자육상단

하지만 손명준(22ㆍ삼성전자)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엿본다는 육상인들이 많다. 손명준이 본격 42.195km 풀 코스를 뛰기 시작한 것은 1년 전이다. 지난해 4월 처음으로 풀 코스를 뛴 대구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4분46초로 우승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두 번째 도전이었던 지난해 11월 중앙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13분29초로 역시 국내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라톤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두 대회를 석권하면서 손명준은 육상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됐다.

하지만 손명준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는 “지난해 국내 부문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몇 년 전 기록과 비교하면 결코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만큼 한국 마라톤이 침체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몸을 낮췄다. 최근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케냐 출신의 에루페(28)에 대한 특별 귀화를 추진한 것도 손명준의 고민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손명준은 스스로 답을 찾아가겠다는 자세다. 그는 “에루페는 어차피 국내 선수들과 기록 차이가 극명한 선수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목표를 향해 뛰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건국대에서 중장거리 간판 주자로 뛰었던 손명준은 올해부터 삼성전자 육상단에 입단해 황규훈 감독의 지도하에 국가대표급 마라토너로 성장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손명준은 “훈련 환경이 훨씬 체계적으로 바뀌었다. 올림픽까지 남은 7개월 동안 최대한 기록을 단축 시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일단 대표 선발전을 대비해 2시간 11분대로 기록을 줄이는 것이 목표고, 이후에는 리우 올림픽 10위권을 타깃으로 기록을 단축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명준은 또 언젠가는 국민들의 염원인 ‘마라톤 메달’의 꿈을 자신이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마라톤의 부활을 위해 결국 필요한 것은 메이저 대회 메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당장 리우에서는 어렵겠지만 나는 아직 젊다. 3년 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손명준은 내달 7일 첫 시험대에 오른다. 그는 오는 4월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일본 벳부-오이타 마라톤대회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질주를 이어간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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