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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 사드로 얼굴 붉혔지만, 지속적 대화로 문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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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 사드로 얼굴 붉혔지만, 지속적 대화로 문제 풀어야

입력
2016.07.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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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외교수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24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ARF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사드배치 결정,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 등 동아시아 안보지형을 흔들 굵직한 사건 이후 처음 열린 역내 다자 간 안보회의체란 점에서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우리에게는 사드 문제로 껄끄러워진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동시에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을 담보해야 하는 중대한 외교 시험대다. 이번 회담 결과는 9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현재 협의 중인 연말의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예상대로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한국의 행위는 쌍방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우리 사이의 식지 않은 관계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보려고 한다”고 해 사실상 사드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회담 중에 얼굴을 찌푸리거나 턱을 괴고 손사래를 치는 등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비공개 방침이던 회담 모두 발언이 중국 측 요청으로 언론에 공개된 배경도 중국의 이런 의사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장관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설명하며 “풀을 베려면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剪草除根ㆍ전초제근)”고 북핵ㆍ미사일 위협의 우선적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공개로 계속된 회담에서 중국이 경제보복 조치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 다짐의 후퇴 가능성 등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한 듯하다.

냉랭했던 한중 대화와는 대조적으로 북중 간에는 접근 분위기가 싹텄다. 이번 회담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왕 부장과 같은 비행기와 같은 숙소를 쓰는 등의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해 ARF에서 별도의 북중 회담 없이 차갑게 돌아선 때와는 크게 달랐다. 어제 북중 회담 직후 북한 측이 “두 나라 사이의 정상적 의사소통의 일환”이라면서 “두 외무상이 조중 쌍무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번의 대화로 불신이 풀릴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지속적으로 사드가 북핵 위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중국이 북핵위협이라는 근본 문제에 제대로 눈길을 돌릴 때까지 그런 외교노력을 결코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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