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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뒤 해외 입양남매 경찰도움 부모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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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뒤 해외 입양남매 경찰도움 부모 찾아

입력
2018.04.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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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일 37년 만에 당진 합덕성당에서 상봉

1981년 실종된 뒤 프랑스로 입양돼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만에 부모를 만나게 된 김영훈(오른쪽)씨와 여동생 영숙씨.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1981년 실종된 뒤 프랑스로 입양돼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만에 부모를 만나게 된 김영훈(오른쪽)씨와 여동생 영숙씨.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10살과 5살 때 실종된 뒤 프랑스로 입양된 남매가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만에 부모와 상봉한다.

충남지방경찰청은 1981년 8월 충남 아산에서 실종됐던 김영훈 영숙 남매가 프랑스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남매와 부모는 경찰의 주선으로 오는 5월 5일 당진시 합덕성당에서 만날 예정이다.

남매를 찾기까지 경찰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7월부터 장기실종전담수사팀 운영에 들어간 충남지방경찰청은 장기실종 아동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양부모와 함께 있는 김영훈(뒷줄 왼쪽)씨와 영숙씨.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프랑스 양부모와 함께 있는 김영훈(뒷줄 왼쪽)씨와 영숙씨.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수년간 실종아동포스터 상단에 올라있던 남매의 소재파악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37년 전 충남 아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조부모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아버지가 잠시 남매를 맡았다.

부모와의 생이별은 이때 시작됐다.

한 달간 남매를 보호하던 작은아버지는 서울의 부모에게 데려다 주는 길에 잃어버렸다.

그러나 작은 아버지는 실종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얼마 뒤 사망하면서 이들의 생사는 가족들의 기억에서 묻혀졌다.

기초자료부족으로 수사초기 난항을 겪던 경찰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영훈군이 당시 메고 있던 가방을 보고 초등학생이었음을 추정,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생활기록부 발견했다. 실종남매와 출생연도와 이름이 같은 전국 214명을 전수조사 했다.

이어 당시 해외입양아동이 많았음을 감안해 해외 입양아 자료를 뒤진 끝에 남매가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수사는 벽에 부딪혔다.

사진 한 장과 이름만으로 프랑스에서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민 보호정책을 이유로 정보제공을 사실상 거부했다.

경찰은 고심 끝에 프랑스 교민과 유학생, 한인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남매의 사연을 접한 교민들은 도움을 자청했다.

경찰은 현지 한인교회 목사를 통해 남매의 양부모의 프랑스 주소지를 확보했다. 지난 1월 30일 양부모의 집과 멀지 않은 곳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실종남매를 찾아냈다.

국제우편으로 남매의 DNA 시료를 받은 경찰은 부모의 유전자와 대조해 친자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친부모가 살아 있음을 확인한 남매는 “37년간 부모로부터 버림을 당한 줄만 알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경찰의 도움으로 40년 가까운 마음속 응어리를 풀었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실종 남매가 프랑스로 입양되기까지의 경위를 좀더 확인하고 유사사례가 더 있는 지 수사할 계획”이라며 “남매 발견부터 부모 상봉까지 도와준 현지 교민과 한인단체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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