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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돈 빌려 청년희망펀드에 60억 낸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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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돈 빌려 청년희망펀드에 60억 낸 최태원

입력
2017.01.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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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ㆍK스포츠 111억원 출연은 보고조차 못 받아

최태원 SK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태원 SK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이 청년희망펀드에 돈을 빌려서 60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사안인 데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거액을 기부한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최 회장은 또 다른 대통령 관심사안인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SK그룹이 111억원을 기부한 건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부인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재계와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최 회장은 2015년 11월 청년희망펀드에 60억원을 내면서 “일부 돈을 빌려 사재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당시 최 회장이 낸 돈과 SK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이 모은 40억원을 합쳐 SK 측은 총 100억원을 기부했다. 최 회장은 “3년 간 수감 생활을 해 현금이 없었다”며 돈을 빌린 이유를 설명했다. 빌려서까지 기부한 이유에 대해선 “대통령 관심 사안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도 200억원가량 내기로 해 저도 그 정도는 내야 한다”는 실무진 의견에 따른 것이라 했다. 청년희망펀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하도록 기부한 신탁상품으로, 박 대통령은 1호 펀드로 2,000만원을 냈다. 당시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직후라 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청년희망펀드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대통령 관심사안이었던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SK그룹이 111억원을 기부한 것은 보고조차 받지 않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사면으로 출소한 뒤 미르에 SK하이닉스 68억원, K스포츠에 SK텔레콤과 SK종합화학이 각각 21억5,000만원씩 총 111억원을 기부했다. 최 회장은 두 재단의 출연에 대해 “계열사별로 책정된 사회공헌 예산 내에서 집행된 내용이라서 당시 보고를 받지 않아 두 재단에 SK가 출연했는지 잘 몰랐다”며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불거지고 난 뒤 실무자에게 확인해 보고 (출연 경위를) 알게 됐다”고 했다.

청년희망펀드에는 개인 돈이, 미르ㆍK스포츠에는 법인의 돈이 들어간 점이 다르긴 하지만 이들 모두 박 대통령의 관심사안인 점에서 청년희망펀드에 돈을 꿔서라도 액수를 맞춰 낸 최 회장이 미르ㆍK스포츠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석연치 않다. 사면과 관련한 대가성 여부가 쟁점이 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모르쇠’ 전략을 취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의 뇌물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SK 측은 “청년희망펀드나 미르ㆍK스포츠 출연은 재단 본연의 취지에 따른 것이고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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