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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화기 꺼놓은 중국... 朴대통령, 尹외교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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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화기 꺼놓은 중국... 朴대통령, 尹외교 질책

입력
2016.01.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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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두고 한중 공조 허상 드러나

靑, 오바마의 아베 先통화도 ‘불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외교라인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질타는 역대 최상으로 평가되던 한중 간 대북공조가 삐걱대고, 한미일 3각 협력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양상이 전개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여권 고위 인사는 12일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맞서 당연히 한중 양국이 보조를 맞춰 적극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과 틈이 벌어진 것으로 비치면서 얼마 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심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외교안보만큼은 줄곧 호평을 받아온 박 대통령이 외교 사령탑인 윤 장관에 채찍을 가한 것은 외교가에서도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장관은 2012년 대선캠프 시절부터 외교안보 분야의 좌장을 맡으며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전개되는 한반도 주변의 흐름에 대한 대통령의 답답함을 토로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외교라인을 직접 겨냥하기 보다는 북핵 정국에서 소극적인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이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전격 참석하며 한중 우호 관계는 역대 최고를 구가하는 것으로 비쳤다.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 우려가 있었지만, 윤 장관은 이런 한중 관계를 ‘역대 최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 북한 핵실험 이후 1주일이 지나도록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도 하지 못하는 사태가 지속되면서, 한중 관계에 대한 회의론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왕이(王毅)외교부장은 윤 장관과 70분 통화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해 핵실험 이후 강력한 대북조치를 앞세우는 우리 정부와 이견을 보였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우리 국방부와 핫라인을 개통했지만 4차 핵실험 이후 7일째 수화기를 꺼놓은 상태다.

청와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실험 이튿날인 7일 박 대통령이 아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와 먼저 통화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실험은 한반도에서 벌어진 사안인데도 외교부가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질책론이 외교안보라인 전반의 책임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선 나온다. 박 대통령 임기 초반 정보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것이란 시나리오에 근거해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역할론이 부각되면서 우리 정부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통일에 대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막상 중국은 탐탁지 않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박근혜 정부 들어 한중 관계에 얼마나 거품이 끼었는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셈”이라며 “1월말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매듭짓고 나면 외교안보라인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외교라인에 대한 대통령의 질책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며 “앞으로 유엔 제재를 비롯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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