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일탈 반복하는 한진그룹 3세들, 기업 경영할 자격 있나

알림

[사설] 일탈 반복하는 한진그룹 3세들, 기업 경영할 자격 있나

입력
2018.04.13 18:00
27면
0 0

툭하면 불거지는 한진그룹 3세들의 ‘갑질’이 볼썽사납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달 16일 공항동 본사에서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광고대행업체 팀장에게 소리를 지르며 물이 든 컵을 던지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한다. 논란이 일자 조 전무는 “제가 정말 잘못했다”는 문자를 보내 사과했고, SNS에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썼다.

13일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과거 사내에서 문제가 됐던 조 전무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SNS를 통해 유포되는 등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조 전무를 엄중 처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급기야 조 전무는 검찰에 고발됐지만 이미 연차휴가를 내고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하지만 그는 SNS에 기내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서 '#나를 찾지마', '#휴가갑니다', '#클민핸행복여행중'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비난을 자초했다. 사과와 반성을 운운한 사람이 이런 행태를 보이다니, 그 진정성을 믿을 이가 있을리 만무하다.

2014년에는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됐다. 당시 법원은 ”돈과 지위로 인간의 자존감을 짓밟고, 조직이 한 개인을 희생시키려 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조 전무의 오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뺑소니 운전과 폭언, 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수차례 입건됐다. 어떻게 3남매가 이처럼 하나같이 문제투성이인지 한심스럽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재벌가를 보는 국민 시선은 차가워진다. 일각에서는 재벌가의 교육방식과 자녀 성장과정의 구조적 결함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총수 자녀라는 이유 하나로 초고속 승진을 하고 경영권까지 물려받으면서 특권의식에 매몰돼 버렸다는 것이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도 재벌가 자녀들은 조현아 씨처럼 슬그머니 계열사 사장 등으로 복귀까지 하니 ‘흙수저’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자식 교육을 잘못시켰다”던 조양호 회장의 사죄가 빈말은 아니었겠지만, 정말 이런 3세들로는 기업의 미래가 없을 것 같아 통탄스럽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