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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국정연설과 주한 미 대사 지명철회가 일깨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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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국정연설과 주한 미 대사 지명철회가 일깨우는 것

입력
2018.01.31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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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에 대해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우리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며 “그런 일을 막기 위해 최대한의 압박을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첫 국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안주와 양보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불러올 뿐이라는 게 과거 경험”이라며 “우리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린 과거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최대한의 압박’이 새로울 건 없다. 또 군사옵션을 포함한 보다 강력한 대북 접근법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 데 비하면 식상한 감마저 없지 않다. 그러나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가 취했던 ‘전략적 인내’를 재차 강하게 비판한 것은 대북 제재와 압박으로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돼 평창올림픽 이후의 대북 정책을 가늠하게 한다. 더욱이 그는 지난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탈북자 지성호의 예를 거론하며 “북한만큼 철저하고 잔인하게 자국민을 억압한 정권은 없었다”고 북한에 대한 혐오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가 군사작전 같은 민감한 언급은 빠뜨렸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오지 않는 한 일절 양보와 타협은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그의 이런 의지는 트럼프 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지명을 철회한 데서도 드러난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백악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차 석좌의 지명 철회를 일제히 보도한 뒤 백악관의 대북 군사옵션에 대한 이견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군사옵션 중 하나로, 북핵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의미하는 ‘코피 전략’에 대해 차 석좌가 반대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차 석좌는 그동안 어떠한 형태의 군사공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차 석좌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의 코피를 터뜨리는 것은 미국인에게 엄청난 위험’이라는 기고문을 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차 석좌가 지난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에 있는 미국민의 철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만도 1년이 넘은 주한 미 대사의 공백은 훨씬 더 길어질 공산이 커졌다. 주한 미 대사 자리를 이리 오래 비워 둔 전례가 없고, 주재국의 아그레망까지 받은 뒤의 낙마도 극히 이례적이다.

평창 이후의 북핵 국면의 심각성에 대해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가 비상한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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