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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옵션” VS “탄핵” 막 가는 美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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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옵션” VS “탄핵” 막 가는 美정치권

입력
2017.02.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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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서치 대법관 인준 위해

“상원 표결절차 뜯어고치자” 제안

격분한 민주당 탄핵카드도 거론

민주, 장관 후보자 청문회 거부

공화당은 단독으로 인준안 처리

렉스 틸러슨(왼쪽) 국무장관이 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
렉스 틸러슨(왼쪽) 국무장관이 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으로 초래된 미국 정치권의 갈등이 1일(현지시간)에는 상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막다른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트럼프 각료 청문절차를 밀어붙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상원 표결절차를 다수당에게 유리하게 뜯어고치자는 제안을 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수당의 우위를 이용해 의회질서에 손을 대려 하자 민주당은 취임 열흘을 겨우 넘긴 대통령에게 탄핵 카드를 내민 것이다. 각료 인준과 각종 민생관련 법안 심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미국 여야의 다툼이 선을 넘어서고 있다.

이날 미 의회에서는 종일 공화ㆍ민주당의 대결이 펼쳐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해당 위원회에서 장관 후보자 청문절차를 거부하자, 공화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회의를 진행해 스티브 므누신(재무), 톰 프라이스(복지) 장관 지명자 인준안을 처리했다. 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해 상원 전체 표결을 진행, 56대43으로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만 벳시 디보스(교육) 지명자는 두 명의 공화당 의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 낙마 가능성도 예상된다.

공화당 의회 지도부가 민주당이 불참한 기회를 이용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정권의 안건을 구조적으로 견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반대로 전날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 인준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자, 의사규칙을 인준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고서치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를 위해 ‘핵 옵션(Nuclear option)’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옵션은 특정 법안이나 인준 통과를 다급히 이루기 위해 상원 의결정족수를 현행 3분의 2(60석)이상에서 과반(51석 이상)으로 낮추는 조치를 말한다. 과반이 넘는 52석을 차지해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핵 옵션을 가동할 경우 민주당은 인준 방해를 할 별다른 방법이 없게 된다. 다만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고서치 후보자 인준안 통과를 자신하며, 대통령 제안을 일축해 실제 도입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민주당은 미국 정치시스템에서 의회가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인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하원의원은 이날 인터넷매체 버즈피드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법원 결정을 무시하도록 지시하면 의회는 불신임과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 의원은 오바마 정권에서 주택도시개발 장관을 지냈으며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줄리안 카스트로의 쌍둥이 형제다.

카스트로 의원은 “먼저 불신임 결의안을 검토해야 하지만, 대통령이 계속 법원 결정을 무시한다면 탄핵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에 억류된 무슬림 이민자들의 본국 송환을 금지한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추방에 나선다면 의회가 불신임과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논리다. 카스트로 의원 발언은 백악관이 법원의 송환 금지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카스트로 의원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의 명령을 무시한다면, 이는 우리가 군사정권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날 저녁 상원 인준절차를 마치자마자, 백악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트럼프 정권의 첫 외교수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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