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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당 안에서도 극우화 우려 낳은 류석춘 혁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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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당 안에서도 극우화 우려 낳은 류석춘 혁신위원장

입력
2017.07.1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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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너무 과한 정치보복”이라는 등,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의 취임 기자회견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류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태도 기사를 왜곡한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그런 현실을 바꾸겠다”고 밝혀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한솥밥을 먹던 바른정당 등은 물론 한국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만하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12일 SNS에서 “과거의 잘못을 언론 탓, 허무맹랑한 선동 탓, 동조한 국민 탓, 조작된 증거 탓으로 돌린다면 어느 국민이 우리의 혁신을 인정하겠느냐”며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장 의원이 글을 올린 직후 “극우란 개념을 한 번 찾아보시고 비판하시기를”이라는 댓글로 불만을 토로했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 “유신독재를 미화하고 무력통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인식이 극우가 아니냐”며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유연하고 즐거운 대중보수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앞서 정우택 원내대표도 “결코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 발언”이라며 류 위원장의 자제를 요청했다.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보수정당의 혁신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일삼는 것은 개탄스럽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국회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인용한 사안이다. 국민 절대 다수가 동의했음은 물론이다.

류 위원장은 뉴라이트 계열 학자로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원장,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탄핵 정국에서는 자신이 ‘의병’이라고 부른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여했고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에도 가담했다. 2015년 한 유튜브 방송에선 극우사이트로 유명한 일베를 두고, “일베를 악의 근원이라고 얘기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옹호했다. 합리적 보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홍 대표는 취임 연설에서 “단합과 혁신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의 각오로 스스로를 혁신하자”고 촉구했다. 류 위원장을 영입하면서도 ‘대대적 혁신’과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간의 발언과 행태로 미뤄 류 위원장에 보수통합이나 새로운 보수가치 정립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애초에 혁신을 바라기 어려운 인물에게 혁신을 맡길 정도로 말라붙은 한국당의 인재풀, 최소 균형감각마저 잃은 허약한 당 체질만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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