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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에 놀란 외국인, 하루 7,600억 주식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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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에 놀란 외국인, 하루 7,600억 주식 팔아치웠다

입력
2018.04.25 18:0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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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순매도 물량 최대

10년물 금리 3% 육박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해석

원ㆍ달러 환율 상승도 영향

채권시장으로 급격한 이동

‘머니 무브’ 촉발 관측까지 나와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5.33(0.62%)포인트 내린 2,448.81을, 원달러환율은 3.8원 오른 1,080.6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5.33(0.62%)포인트 내린 2,448.81을, 원달러환율은 3.8원 오른 1,080.6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에 육박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25일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물량으로는 5년 만에 최대 규모인 7,600여억원어치 주식을 처분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3포인트(0.62%) 하락한 2,448.8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1% 이상 하락한 2,436.51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했지만 2,450선을 회복하진 못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68포인트(0.42%) 하락한 869.93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7,668억원, 코스닥에서 926억원 등 총 8,59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순매도액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지속되던 2013년 6월 21일(8,009억원)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거래일째, 코스닥에서 3거래일째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액은 코스피 1조9,899억원, 코스닥 2,718억원에 달한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1.23%, 일본 니케이지수 -0.28%, 중국 상해종합지수 -0.35% 등 하락을 면치 못했다.

투자자별 코스피 매매 추이. 박구원기자
투자자별 코스피 매매 추이. 박구원기자

외국인 증시 이탈 이유로는 미국 채권 금리 상승이 먼저 꼽힌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2.739%에서 24일 2.998%로 0.259%포인트 급등했다. 24일 장중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3%를 넘기도 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채권 금리 변동이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이 저금리 시대 증시에 몰렸던 자금을 채권시장으로 급격히 옮기는 ‘머니 무브’를 촉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며 주가를 떨어뜨릴 것이란 전망도 궤를 같이 한다. 크리스 베론 스트래티가스리서치 애널리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3%를 넘어서면 지난 35년 간 이어졌던 채권 수익률(금리) 약세 기조가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며 “향후 몇 년 동안 채권 가치가 주식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ㆍ달러 환율 추이. 박구원기자
원ㆍ달러 환율 추이. 박구원기자

이날 1달러당 1,080.6원까지 급등한 환율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는 변수다. 달러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화로 환산한 원화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0일(1,067.3원)을 시작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 부근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터라 국내외 증시에서 추가 자금 유출이 일어날 공산이 적지 않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주가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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