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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스타트 유어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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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스타트 유어 엔진!”

입력
2017.01.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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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은퇴와 배신, 우정으로 점철된 최고의 경주, F1

챔피언 폭스바겐 떠나고 춘추전국 시대 맞이한, WRC

내구력으로 극적인 연출을 꿈꾸는 휴먼 드라마, WEC

시간이 지날수록 짜릿해지는 클린 레이스, 포뮬러 E

KSF와의 통합으로 흥행 꿈꾸는 국내 경주, 슈퍼 레이스

‘떠나고 옮기고 돌아오고.’ 지난 2016 시즌에는 모터스포츠 분야 곳곳에서 선수는 은퇴하고 팀은 떠났다. 하지만 오늘은 1월 1일, 지난 아쉬움은 뒤로하고 오랜 휴식 끝에 복귀하는 팀과 새로운 경기에 도전하는 팀을 응원하기에도 모자란 2017년의 첫 날이다. 다양한 변화를 앞둔 2017 시즌을 기대하며 포뮬러 원, 월드 랠리 챔피언십, 세계 내구 선수권대회, 포뮬러 E를 비롯해 국내 경기인 슈퍼레이스와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을 분석했다. 지난 해 이슈를 바탕으로 점쳐본 올해의 시즌 전망이다.

포뮬러 원(Formula 1, 이하 F1)

2016 시즌 우승을 거머쥔 메르세데스 팀. F1 제공
2016 시즌 우승을 거머쥔 메르세데스 팀. F1 제공

2016 시즌에도 메르세데스 팀의 독주는 계속됐다. F1 규정 개정으로 V8 엔진을 버리고 V6 엔진을 도입한 2014년 이래 메르세데스 팀은 3년 연속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왔다. 메르세데스 팀을 응원하는 팬에게는 기쁜 일이지만, 라이벌을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경기의 박진감과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이유다. 올해부터 F1 조직위원회에서는 참전 팀들 간의 성능 격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엔진 규정을 변경했다. 메르세데스 팀의 독주가 멈춰서고 한층 흥미 진진한 경기가 펼쳐질 지 기대되는 이유다.

2016 시즌 챔피언 등극에 등극해 세레모니를 펼치는 니코 로즈버그. F1 제공
2016 시즌 챔피언 등극에 등극해 세레모니를 펼치는 니코 로즈버그. F1 제공

2016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은 메르세데스 팀 니코 로즈버그가 차지했다. 지난 2년 동안 팀 메이트였던 루이스 해밀턴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어주고 2위에 머물렀던 그는 올해 챔피언에 오르자마자 돌연 은퇴를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장 강력한 챔피언 팀의 시트 하나가 공석이 된 것이다. 그래서 로즈버그보다 앞선 지난 해 9월에 은퇴를 선언한 펠리페 마사(윌리엄스 팀)의 복귀설마저 돌고 있을 정도다. 로즈버그와 마사의 은퇴 선언에 이어 맥라렌 팀의 젠슨 버튼도 올해에는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물론 완전한 은퇴는 아니라 맥라렌 팀과 2년 동안 추가 계약을 했다. 단 드라이버가 아닌 홍보와 개발 업무에 나선다. 다만 계약서에는 팀 소속 두 명의 드라이버 중 한 명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버튼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조항이 덧붙여져 있다고 한다.

F1 2017시즌 캘린더

월드 랠리 챔피언십 (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

2016시즌 우승을 마지막으로 WRC에서 철수하는 폭스바겐 모터스포츠 팀. WRC 제공
2016시즌 우승을 마지막으로 WRC에서 철수하는 폭스바겐 모터스포츠 팀. WRC 제공

2016시즌 WRC 우승의 몫은 이변 없이 폭스바겐 팀이 차지했다. 폭스바겐 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해 챔피언의 행방은 쉽게 점치기 어렵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 폭스바겐이 WRC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 폭스바겐 관계자는 “디젤 게이트로 인해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미래를 위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떠난다”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WRC 팀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4년 연속 월드챔피언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M-스포트(M-Sport)팀으로 이적해 레드불이 지원하는 포드 피에스타 랠리카를 타게 됐다.

WRC에 참가 중인 현대 모터스포츠 팀. WRC 제공
WRC에 참가 중인 현대 모터스포츠 팀. WRC 제공

폭스바겐이 떠난 자리에는 왕년의 챔피언들이 속속 돌아온다. 폭스바겐이 WRC 왕좌를 차지하기 이전 10년동안 WRC를 독식했던 시트로엥과 1980-199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던 토요타가 2017년 WRC 참전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에게 밀려 2위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 했던 현대 팀과 월드 챔피언 오지에를 영입한 M-스포트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2017시즌 WRC는 아주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WRC 2017시즌 캘린더

세계 내구 선수권 대회 (World endurance Championship, 이하 WEC)

WEC 르망24시레이스에서 3분을 남겨놓고 엔진 트러블로 멈춰 아쉽게 우승을 놓친 토요타 LMP1 경주차. 토요타 모터스포츠 제공
WEC 르망24시레이스에서 3분을 남겨놓고 엔진 트러블로 멈춰 아쉽게 우승을 놓친 토요타 LMP1 경주차. 토요타 모터스포츠 제공

2016시즌에는 8번의 6시간 레이스와 1번의 르망24시레이스, 총 9번의 경기가 펼쳐졌다. 포르쉐, 아우디, 토요타가 경쟁하는 리그인 LMP1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포르쉐가 시즌 챔피언을 차지했다. WEC는 모르지만 르망24시레이스는 아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WEC의 상징과도 같은 경기인 지난 르망24시레이스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토요타의 레이스카가 23시간 57분을 선두로 달리다 3분을 남겨놓고 멈춰 서, 2위를 달리던 포르쉐가 우승을 차지한 장면을 연출했던 것. 토요타는 WEC 종합 우승보다 더 중요하다고 평가 받는 르망24시레이스 우승을 안타깝게 놓쳤다. 2017시즌 토요타의 치밀한 설욕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림 62016시즌을 끝으로 WEC를 떠나는 아우디. 아우디 제공
그림 62016시즌을 끝으로 WEC를 떠나는 아우디. 아우디 제공

아쉽게도 아우디는 르망24시레이스에서 13번의 우승을 차지한 2016년을 끝으로 18년만에 WEC를 떠난다. WEC를 자사의 디젤 엔진 성능을 자랑하는 무대로 활용해 왔던 아우디지만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 게이트 영향을 비껴갈 수 없었다. LMP1 경주차에 사용되는 디젤엔진을 가솔린엔진으로 대체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결국 아우디는 WEC 철수를 선언했다. F1 드라이버 출신 마크 웨버는 포르쉐와 함께한 2016시즌 WEC를 끝으로 프로 드라이버의 은퇴를 발표했다. 은퇴 후에는 포르쉐 특별 대표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

WEC 2017시즌 캘린더

포뮬러 E (Formula E)

포뮬러 E 2016-2017시즌 마라케시 경기 장면. 포뮬러 E 제공
포뮬러 E 2016-2017시즌 마라케시 경기 장면. 포뮬러 E 제공

2016-2017 세 번째 시즌이 진행 중이다. 첫 시즌 이후 곧 없어질 거라는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점점 참가 브랜드와 개최 도시가 늘어나며 ‘폭풍 성장’ 중이다. 현재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모터스포츠인 것은 분명하다. 이미 2년 연속 챔피언을 달성한 르노를 비롯해 PSA 등 완성차 제조사의 참가가 늘고 있으며 12년 만에 모터스포츠 복귀를 선언한 재규어가 윌리엄스와 함께 포뮬러 E로 합류했다. WEC를 떠난 아우디도 2017-2018 시즌 워크스 팀으로 포뮬러 E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2018-2019 시즌부터는 메르세데스도 참가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BMW와 볼보 등 다른 브랜드들도 참가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여러 차례 들려온다.

아우디가 후원하고 있는 압트 샤플러 스포트 팀. 아우디 모터스포트 제공
아우디가 후원하고 있는 압트 샤플러 스포트 팀. 아우디 모터스포트 제공

WEC에서 자사 디젤 엔진의 우수성을 알리며 디젤의 시대를 이끈 아우디(폭스바겐 그룹)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모터스포츠는 항상 우리와 먼 듯하지만 결국 가장 가까이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연이은 완성차 브랜드의 포뮬러 E 참가 소식은 전기차 기술이 앞으로 자동차 메이커의 앞날을 좌우할 것임을 모든 업체가 인식한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아직은 낯설지도 모를 포뮬러 E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포뮬러 E 2016-2017 시즌 캘린더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와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슈퍼레이스 개막전 그리드워크. 슈퍼레이스 제공
슈퍼레이스 개막전 그리드워크. 슈퍼레이스 제공

2016년에 슈퍼레이스는 웃고 KSF(Korea Speed Festival)는 울었다. 슈퍼레이스는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덕을 톡톡히 봤다.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진 개막전과 7전, 두 경기 모두 1만 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했다.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에 위치한 서킷이 관객 동원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특히 개막전은 1만3000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5시즌 개막전 관객 4200여 명의 3배가 넘는 관객 동원력을 보여줬다. 반면 KSF는 최상위 클래스인 제네시스 쿠페 클래스의 참가 경주차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클래스를 축소 했다. 심지어 KSF 간판 팀인 서한 퍼플 모터스포트 팀과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팀이 슈퍼레이스로 떠났다.

결국 주최측은 협의를 통해 올해 연말 종합 시상식 격인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모터스포츠인의 밤에서 슈퍼레이스에 흡수되는 형태의 통합 운영안이 발표했다. 2017시즌부터 KSF의 제네시스 쿠페와 벨로스터 클래스가 각각 슈퍼레이스 GT2, GT3 클래스로 흡수되며, K3와 아반떼 클래스만 KSF에서 운영하게 된다.

슈퍼레이스 2016시즌 GT클래스 경기 장면. 슈퍼레이스 제공
슈퍼레이스 2016시즌 GT클래스 경기 장면. 슈퍼레이스 제공

지금까지 슈퍼레이스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CJ 등이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팀이 참가하는 슈퍼6000 클래스에 비해 GT 클래스가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GT 클래스에는 쉐보레 팀을 제외하고는 프로팀이라고 할만한 팀이 없었다. 2016시즌에야 서한 퍼플 모터스포트 팀과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팀이 GT1 클래스에 합류해 쉐보레 팀과 치열한 경주를 펼치며 절대 강자였던 쉐보레 팀의 연승에 위협을 가했을 뿐이다. 이제 슈퍼레이스와 KSF의 통합으로 GT2, GT3 클래스에도 쟁쟁한 실력을 갖춘 드라이버들이 참가해 2017시즌 슈퍼레이스는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군다나 2017시즌 슈퍼레이스는 8번의 경기 중 절반을 용인 에버래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한다. 수도권 관객들의 관람 편의성이 커진 만큼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2017 슈퍼레이스 캘린더

박혜연 기자 heye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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