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대표’이종걸 당권도전에 비주류도 부글부글… “전대 계파갈등 될 것”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 감금 사건’선고 공판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비주류 대표’의 깃발을 들고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같은 비주류 진영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비주류 인사로 분류되는 박영선 의원과 안민석 의원은 이날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직 비상대책위원인 이 의원을 가리켜 “비대위원은 전대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자 관례”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출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전당대회의 룰을 정한 비대위원이 전대에 출마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이 의원의 출마를 만류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김 대표는 이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비대위원 사의를 밝히자 이를 반려하면서까지 그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비주류 인사인 안민석 의원도 이날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진정돼가는 집안 싸움을 다시 부채질하고, 계파갈등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우려된다”며 “이 의원의 출마로 흥행은 다소 될 수도 있지만 후유증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 의원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저는 시종일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만류했다”며 “저희가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집안싸움으로 분당까지 됐다 지금 진정되는 과정인데, 이 의원이 비주류의 대표성을 갖고 출마하면 싸움이 또 친노 대 비노의 싸움으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전대 후보등록 첫날인 27일 이 의원은 당권도전 의사를 밝혔다가 김 대표의 만류로 결정을 유보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김 대표 역시 이 의원의 비대위 사퇴를 반려하며 “객관적인 조건이나 당의 미래 등을 고려해 생각하자”고 말하는 등 계파갈등을 염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같은 비주류 진영에서도 이 의원의 출마를 말리는 의원들의 전화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이 이날 우여곡절 끝에 당권출마를 결정지으며 더민주 당권경쟁은 추미애ㆍ송영길ㆍ김상곤ㆍ이종걸의 ‘4파전’으로 확대됐다. 더민주는 당 대표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3명으로 압축할 계획이어서 1명의 경선 탈락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