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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업장 절반이 이행점검 못해 실효성 떨어지는 환경영향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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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업장 절반이 이행점검 못해 실효성 떨어지는 환경영향평가

입력
2016.09.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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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등 계획 때 환경피해 예상

사업자ㆍ정부 사전조치 협의 불구

인력 부족 탓 실효성 떨어져

“주민 참여, 과태료 인상 검토를”

환경파괴 우려가 있는 공사의 절반 가까이가 피해 최소화 대책의 이행 여부를 점검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영향평가를 해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25일 장석춘 새누리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 감독 대상인 사업장 4,044곳 가운데 1,923곳(47.6%)이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미검률이 65.5%(891곳)에 달해 최근 2014~2015년 2년치 평균(38.5%)을 훌쩍 넘어섰다. 장 의원은 “환경영향평가는 비용이 많은 드는 사후대책 대신 사전조치를 통해 피해를 막자는 것인데, 공사 기간이 짧은 곳은 협의내용을 지켰는지 확인할 새도 없이 완공돼 버려 환경영향평가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지적했다.

1981년부터 시행된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 계획단계에서 사업자가 정부와 보완책을 ‘협의’하고, 공사 때 협의내용을 지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제도다. 일정 규모 이상 도로, 항만, 폐기물 처리시설 등을 짓기 위해선 사전에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고 협의내용을 담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감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원인은 인력난이다. 협의내용의 이행 여부는 전문성을 갖춘 환경부 산하 지방환경청이 도맡고 있다. 그런데 지방환경청의 단속반 인원이 전국 20명에 불과해 연평균 1,300여곳의 사업장을 조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협의내용이 원활히 지켜질 수 있도록 사업자가 환경전문 관리책임자를 임명하도록 하고 있는 법규도 갈수록 지키지 않고 있다. 관리책임자 임명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2014년 9건에서 올해 8월 기준 15건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부과된 과태료도 1,820만원에서 2,380만원으로 30% 증가했다. 관리책임자는 공사현장에서 환경오염 저감노력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관리대장을 작성하는 등 감시업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까지 지방환경청에 총 7명의 추가인력을 배치하고,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업무를 분장함으로써 공백을 줄여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최근 발행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미이행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정부의 인원 보강에 한계가 있다면 지역 주민이나 환경 관련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방식의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법을 어겼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를 대폭 상향해 실효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협의내용을 사업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정부로부터 조치명령이 내려지는데,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 시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동영 조사관은 “소액의 과태료만 내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미치는 일을 막기 위해 사업을 백지화하는 ‘원상복구명령’을 법률에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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