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이상화는 ‘상상이상’이다

입력
2016.02.14 15:19
0 0
‘빙속 여제’ 이상화가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태극기 앞에 서서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 콜롬나(러시아)=AP 뉴시스
‘빙속 여제’ 이상화가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태극기 앞에 서서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다. 콜롬나(러시아)=AP 뉴시스

“사실 많이 떨리고 힘들고 외로웠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드디어 이겨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화(27ㆍ스포츠토토)가 14일(한국 시간) 열린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대회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소감이다. 이상화는 지난해 10월 제50회 전국남녀 종목별 선수권대회 당시 흘러내린 암밴드를 떼어냈다가 실격판정을 받아 자칫 월드컵 시리즈 500m에 출전하지 못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2015~16 ISU 월드컵 4차 대회를 마치고 무릎 통증과 피로 누적 때문에 제42회 전국남녀 스피드 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월드컵 5차 대회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는 등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날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851로 우승하며 3년 만에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이상화는 SNS 계정을 통해 힘들고 외로웠던 대회 준비 과정과 그 동안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하는 글을 남겼다.

2차 레이스에서 37초73으로 선전한 브리타니 보(미국)가 합계 75초653으로 2위에 올랐고, 이번 시즌 이상화의 ‘라이벌’로 떠오른 장홍(중국)은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합계 75초 682로 3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2012∼13년 대회에서 2연패를 따냈던 이상화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실패를 씻어내고 3년 만에 ‘금빛 레이스’를 펼치며 여자 500m 세계 최강자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1차 레이스 때 2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2조 인코스에서 장홍과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37초42로 결승선을 통과, 장홍(37초78)을 0.36초 차로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또 다른 도전자로 여겨진 중국의 위징은 38초00으로 1차 레이스부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상화는 첫 100m 구간을 10초29의 좋은 기록으로 주파하며 장홍(10초80)을 레이스 초반부터 따돌렸다. 후반 스퍼트가 좋은 장홍을 상대로 선전한 이상화는 나머지 400m 구간을 27초13으로 마무리해 37초42로 1위 자리를 선점, 장홍(37초78)을 0.36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예감했다.

2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의 질주는 거침없이 이어졌다. 또 다시 12조에서 장홍과 맞붙은 이상화는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쳤고, 첫 100m 구간을 1차 레이스 때와 똑같은 10초29로 주파하며 장홍(10초78)을 밀쳐내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했다. 이상화는 나머지 400m 구간에서도 역주를 펼쳐 37초4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장홍(37초90)을 꺾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우승으로 이상화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3차례(2012년ㆍ2013년ㆍ2016년) 우승을 맛보며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ㆍ1998년ㆍ1999년ㆍ2001년)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다우승 기록은 독일의 ‘단거리 레전드’ 예니 볼프(2007년ㆍ2008년ㆍ2009년ㆍ2011년)의 4회다. 르메이돈과 볼프가 이미 은퇴한 상황에서 이상화가 내년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하면 역대 최다우승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상화는 대회가 치러진 러시아 콜롬나 스피드스케이팅센터의 트랙 레코드도 갈아 치웠다. 이날 이상화의 1차 레이스 기록인 37초42는 독일의 예니 볼프가 2009년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작성한 37초51을 앞질렀다. 이상화는 7년 만에 500m 트랙 레코드를 0.09초 앞당겼고, 1, 2차 레이스 합계 기록에서도 트랙 레코드를 새로 쓰는 기쁨을 맛봤다.

명예회복에 성공한 이상화는 내달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