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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수석 엘시티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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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수석 엘시티 뇌관 되나?

입력
2016.1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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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ㆍ구속)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원조 친박’으로 향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가 22일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서울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치하면서 그를 엘시티 사업 특혜의 배후로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이 회장이 잠적해 도피 중일 때 현 전 수석과 통화를 한 정황까지 나타난 상황이어서 둘의 연루설은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 사태’로 코너에 몰린 지난 16일 엘시티 비리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며 국정복귀를 꾀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은 친노ㆍ친이ㆍ비박계에 대한 삼중 경고성 메시지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현 전 수석이 특혜의 배후로 떠오르면서 이번 수사가 ‘친박’을 향한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 전 수석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캠프의 대외협력단 부단장을 맡으며 친박 인사로 분류된 인물이다. 그는 2008년 18대 총선에 당선된 후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았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시공사 선정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엘시티 사업이 승승장구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시공사로 선정됐고 부산은행 등 16개 금융기관은 1조7,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직전인 지난 20일 황태현 전 포스코건설 사장과 부산은행 PF대출 담당 임원을 차례로 불러 각각 시공사 선정과정과 대출약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07년 민간사업자 선정 이후 오랜 기간 표류하던 엘시티 사업이 부활한 데는 현 전 수석뿐만 아니라 다수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같은 계원인 최순실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수사결과에 따라 ‘엘시티 게이트’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맞물려 정국의 숨은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현 전 수석은 압수수색에 앞서 지난 21일 입장자료를 내고 “이 회장과는 인간적인 관계일 뿐 어떤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하거나 도피에 협조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보도에는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상당부분 혐의를 확인하고 23일쯤 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엘시티가 정가에 메가톤급 풍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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