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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 부채질에도 불씨 안 살아나는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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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 부채질에도 불씨 안 살아나는 경기

입력
2014.10.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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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GDP성장률 5분기만에 최저 前분기 대비 4분기째 0%대 행진

中 경기 둔화·환율 악재 여파로 수출·제조 동반 마이너스 성장

경기 회복세가 좀처럼 ‘미지근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와 ‘초이노믹스’(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의 부채질에도 경기 불씨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 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은 벌써 4분기째 0%대 행진. 내년 상반기까지 0%대의 암울한 성장률이 이어질 거란 우울한 전망(교보증권)까지 나와있다. 특히 고질적인 내수 부진에 주력인 수출마저 뒷걸음 치면서 경제 전반에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우리 경제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전년동기 대비)로 작년 2분기(2.7%)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 들어 분기별 성장세(1분기 3.9→2분기 3.5→3분기 3.2%)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경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기대비 성장률 역시 0.9%(작년 4분기) →0.9%(올 1분기) →0.5% →0.9% 등으로 경기 회복세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1%대 진입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2분기보다는 반등했다지만 세월호 충격이 컸던 2분기의 ‘기저효과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분기에는 1분기 수준을 만회할 것”이라던 최경환 부총리의 공언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미지근한 전체 성장률 수준보다 불안감을 더 키우는 건 성장 주력 집단의 동반 부진이다. 우리 경제의 주포 격인 수출은 2분기와 비교해 오히려 2.6% 감소했다. 작년 3분기(-1.1%)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자 글로벌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8년 4분기(-4.3%)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수출 감소는 주력 수출산업인 제조업의 부진 영향이 컸다. 3분기 제조업은 LCD(액정표시장치),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0.9% 줄었다. 이 역시 2009년 1분기(-2.4%)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수출과 제조업의 동반 감소는 무엇보다 중국 경기 둔화의 여파로 분석된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해외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반도체, LCD 등 중간 부품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엔저를 비롯한 환율 요인과 자동차 업계 파업 등 특수요인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초이노믹스가 노렸던 소비와 투자 활성화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3분기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2분기(-0.3%)보다 1.1% 증가했지만 아직 만족스럽다고 하기는 어려운 수준. 한은 역시 “세월호 충격에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소비가 활성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3분기 소비 증가를 주도한 건 정부다. 정부소비는 2분기보다 2.2% 늘면서 2012년 1분기(2.4%)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정부의 재정 확대 조치에 더해 지방 선거로 이연된 지방정부의 재정이 상당 부분 집행된 덕인데 4분기에는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계속 효자 역할을 할 지는 미지수다.

기업들의 투자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3분기 설비투자는 비행기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8% 감소해 1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3분기 성장률 통계는 전체적으로 올 들어 회복세에서 이탈했던 우리 경제가 아직 회복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성장둔화와 환율 악재를 이겨낼 수 있는 기업들의 제품경쟁력 향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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