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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열네 살… 서울대공원 아시아코끼리 ‘가자바’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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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열네 살… 서울대공원 아시아코끼리 ‘가자바’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8.08.0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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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수겔라와 함께 기증 받아

2016년엔 새끼 코끼리 ‘희망이’ 출산하기도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대공원에서 숨을 거둔 아시아코끼리 가자바(수컷, 2004년생)의 생전 모습. 서울대공원 제공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대공원에서 숨을 거둔 아시아코끼리 가자바(수컷, 2004년생)의 생전 모습. 서울대공원 제공

평소 활력이 넘치던 서울대공원의 아시아코끼리 ‘가자바’(14세ㆍ수컷)가 돌연 숨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부검결과 아직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발정기에 의한 스트레스와 폭염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서울대공원은 2010년부터 서울대공원에서 생활한 가자바가 지난 5일 오후 7시 갑자기 숨을 거뒀다고 6일 밝혔다. 가자바는 수겔라(14세ㆍ암컷)와 스리랑카 정부에서 기증 받은 아시아코끼리로 지난 2016년 수겔라 사이에서 새끼 코끼리 ‘희망이’를 출산하기도 했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가자바는 평소 매우 건강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지난 6월20일 발정기가 시작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수겔라, 희망이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격리되어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가자바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지난 2일부터 자기 통제가 안 되고 더욱 예민해진 행동이 관찰됐고, 4일부터는 긍정강화 훈련도 거부하고, 내실에도 들어가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숨진 당일 5일 오후에는 울타리 곁에서 다른 코끼리들과 교감을 하다가 4시55분쯤 다리 경련과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주저앉았다. 진료팀이 약물주사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오후 7시쯤 의식을 잃고 폐사했다.

서울대공원은 당일 부검을 했으나 육안상으로는 문제가 보이지 않았으며 가자바의 심장, 폐, 간 등 주요 장기의 조직 등을 채취해 검사 중이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일 경련 후 주저 않아 치료를 받는 가자바의 생전 모습. 가자바는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서울대공원 제공
지난 5일 경련 후 주저 않아 치료를 받는 가자바의 생전 모습. 가자바는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서울대공원 제공

이번 코끼리 폐사는 지난 6월 2일 33년간 서울대공원의 터줏대감으로 불려온 아시아코끼리 ‘칸토’(40세 추정ㆍ수컷)가 발톱농양으로 숨진 지 2개월 만이다. 특히 청년기에 막 접어든 가자바의 죽음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야생에서의 코끼리 수명은 50~60년. 동물원에서는 17~19년을 산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지만 가자바의 경우 이 마저도 살지 못한 것이다. 동물원 코끼리의 수명이 짧은 것은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코끼리의 습성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끼리는 한 지역에 오래 머물지 않고 이동하며 대규모 집단을 형성한다. 또 동물원 속 코끼리들은 콘크리트 바닥에서 생활해 발 상태가 좋지 않고 운동 부족으로 관절염을 많이 앓는다.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실제 국내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코끼리 가운데 ‘희망이’를 제외한 모든 코끼리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이는 단순행동(정형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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