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막 오른 夏鬪, 노사정의 성의와 타협이 중요하다

알림

[사설] 막 오른 夏鬪, 노사정의 성의와 타협이 중요하다

입력
2016.07.19 20:00
0 0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어제 부분 파업을 했다. 두 노조는 22일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어느 노조보다 영향력이 큰 두 노조의 공동파업은 23년 만이다. 금융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전국플랜트건설노조가 20일 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노동계 전체에 하투(夏鬪)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표면적 파업 이유는 임금협상 결렬이다.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 일반ㆍ연구직 조합원 승진 거부권 보장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난색을 표하며 임금피크제 확대, 위법ㆍ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등을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임금 9만6,712원 인상, 퇴직자 수만큼의 신규사원 채용 등을 요구했으나 교섭에 진전이 없자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와 사용자 측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의 파업에 부정적이다. 두 회사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이들의 파업을 지켜보는 국민의 눈길도 그리 따뜻하지 않다. 노조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그러나 이번 파업의 배경은 노동조건을 둘러싼 노사 간의 이견만이 아니다. 정부의 노동정책과 조선 노동자의 무더기 퇴출에 대한 반발 성격도 짙다.

실제로 정부는 올 들어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지침과 직원 과반수의 동의 없이도 노동조건의 후퇴를 가능케 하는 취업규칙변경지침을 도입했고 절차적 논란을 부르면서까지 성과연봉제를 강요했다. 비정규직 양산 우려를 낳은 파견법 개정도 4ㆍ13 총선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조선산업의 구조조정도 결국 노동자의 희생을 피하기 어렵다. 세계적 생산설비 과잉에 따른 산업규모 축소라는 시장의 요구가 날로 뚜렷해지고 있지만, 그것이 당장 노동조건의 퇴보와 대량해고 가능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노동계의 위기감도 이해할 만하다. 노동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노동계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국가 경제나 개별 기업이 처한 어려운 사정은 부인하기 어렵다. 조선산업의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정부와 사용자, 노조가 손잡고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상호 신뢰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중간자적 역할이 중요하지만, 노조의 자제도 필요하다.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 요구의 내용에서, 또 주장의 수단ㆍ방법에서 무리가 없어야 한다. 노사정 3자가 끝까지 양보와 타협의 자세를 버리지 않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