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승준 기자

등록 : 2017.12.21 14:59
수정 : 2017.12.21 15:26

“고생했어” 종현의 마지막 길에 쏟아진 위로

21일 발인식 엄수... 샤이니 등 동료 가수와 팬들 추모 이어져

등록 : 2017.12.21 14:59
수정 : 2017.12.21 15:26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의 발인식이 21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팀 동료인 민호가 위패를 들고 발인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혼자가 아냐… 외롭지 않았던 종현의 마지막 길

21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그룹 샤이니 멤버인 태민과 키가 슬픔을 삼키며 동료였던 종현(27ㆍ본명 김종현)의 관을 운구차로 옮겼다.

함께 한 그룹 슈퍼주니어의 이특과 은혁 등 동료 가수들은 관을 차에 실은 뒤에도 한동안 관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지난 18일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종현에 대한 안타까움이 사무쳐 보였다.

키는 눈시울을 붉히며 결국 참았던 눈물을 떨궜다. 위패를 들고 친형 같았던 동료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한 샤이니 멤버 민호의 얼굴엔 침통함이 가득했다. 종현을 잃은 샤이니의 네 멤버는 상주가 돼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동안 빈소를 지켰다.

동료들도 종현을 쉽게 떠나 보내지 못했다. “우린 비슷하잖아, 닮았고”라며 종현에게 절절한 마지막 편지를 띄웠던 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은 눈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종현의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SM)에서 그와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윤아, 수영, 서현 등 소녀시대 멤버를 비롯해 엑소, 레드벨벳 멤버들도 눈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종현은 “난 오롯이 혼자였다”며 이달 초 동료 음악인에 슬픔을 전했지만, 그의 마지막 길은 혼자가 아니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팬들은 이른 새벽부터 고인을 배웅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발인식이 진행된 시간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모여 장례식 주변에 종현을 추모하기 위한 팬들의 줄이 100m를 넘어섰다. 운구차가 떠나자 팬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수고했어”, “고생했어”란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종현이 생전에 유족에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란 메시지였다.

빈소에도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가수 방탄소년단, 아이유 이적 유희열 이승철 인순이 등을 비롯해 방송인 강호동 전현무 그리고 배우 신세경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SM이 유족의 뜻에 따라 마련한 일반인 조문객을 위한 빈소엔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2만여 명이 다녀갔다. 해외에서도 종현을 향한 추모는 이어졌다. 미국, 러시아, 칠레 등에선 현지 팬들이 한국 대사관에 종현의 사진과 애도 메시지를 붙인 뒤 촛불 추모식을 진행하며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발인에 앞서서는 비공개로 영결식이 진행됐다. 고인의 발인 이후 절차와 장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돌그룹 샤이니 공식홈페이지에 올라는 종현 추모글.

사려 깊고 소신 강했던 창작형 아이돌

종현은 타인에겐 사려 깊고, 따뜻한 음악인이었다. 후배 백아연은 종현을 “음악방송 첫 1위 했을 때 축하한다며 꽃가루를 함께 뿌려주시던 따뜻했던 마음과 다정했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추억했다.

종현은 약자의 편에 서려 노력했고, 세상의 비극에도 눈 감지 않았다. 그는 2015년 4월 자신의 생일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위로를 먼저 챙겼다. 종현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두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셨을 겁니다. 단원고 학생 중에도 저와 생일이 같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박지윤 양 김건우 군의 생일이 4월 8일입니다”라며 “우리와 같은 숨을 쉬었던 아이들입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란 글을 올려 공감을 샀다. 국정교과서 논란이 벌어졌을 땐 “이런 정책 속에서 아이를 낳고 정신과 신체가 건강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게 도울 자신이 없어질 뿐”이라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한 종현은 직접 곡을 쓰는 창작형 아이돌이었다. 2015년 첫 솔로 앨범 ‘베이스’를 냈고, 동료 음악인들에 곡도 많이 써 줬다. 아이유의 ‘우울시계’와 김예림의 ‘노 모어’, 이하이의 ‘한숨’ 등이 종현이 만든 노래다.

종현은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MBC 라디오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진행하며 청취자들과 따뜻하게 소통해 오기도 했다. 그는 2015년 소설책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내는 등 자기의 생각을 꾸준히 글과 음악으로 옮겼다. 샤이니로 활동하면서는 ‘누난 너무 예뻐’ ‘줄리엣’ ‘링딩동’ 등이 인기를 누려 일본 등 해외에서 K팝 한류를 이끌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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