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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상균, 마지막 시한 내 출두 외 다른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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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상균, 마지막 시한 내 출두 외 다른 길 없다

입력
2015.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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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ㆍ체포영장 집행 불응 국면의 해결을 위한 최종 데드라인이 정해졌다. 경찰이 9일 한 위원장이 피신 중인 조계사 내 관음전 앞까지 진입하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나서 10일 정오까지 대화와 설득을 통한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찰도 영장집행을 보류한 채 조계종의 설득 결과를 지켜보기로 해 조계사 내부 경력 투입을 통한 체포라는 극단적 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 한 위원장으로서는 이 시간까지 자진 출두든 체포든 결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자승 스님은 기자회견에서 “한 위원장이 조계사에 몸을 피신한 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영장집행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더 이상의 갈등과 대립은 조계종 종단을 포함한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상생과 소통의 원칙 아래 대승적 차원의 해결을 모색하자는 자승 스님의 제안은 충돌국면을 피할 마지막 해법으로 기대할 만하다.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를 계속 거부하는 상황에서 경력이 조계사에 투입돼 영장집행에 나서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조계종의 총본산이자 자비와 생명 존엄이라는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며, 약자는 어떠한 경우라도 보호해야 하는 도량인 조계사가 공권력에 짓밟히게 된다면 이는 불행한 사태다. 이를 막으려면 한 위원장이 좀 더 당당하게 자진출두 형식으로 영장집행에 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한 위원장은 그 동안 자진출두 요구가 높아질 때마다 2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평화적 개최, 야당의 노동개혁 반대 당론 확정 등 새 전제 조건들을 계속 내세워왔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두 조건이 사실상 충족된 상태임에도 자진출두는 거부한 채 오히려 조합원들을 동원하는 등 경찰과의 충돌도 불사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민주노총이 한국노총보다 세력이 약해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강경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 방식에 있음에도 한 위원장은 계속 강경노선만을 좇고 있는 것이다.

한 위원장이 조계종의 설득과 권고에도 아랑곳없이 자진출두를 거부한다면 민주노총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과 외면은 더 깊어질 게 자명하다. 민주노총 주장대로 노동개혁이 ‘노동개악’이라면 차분하게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운동도 국민의 외면을 받고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고립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은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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