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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멸 자초하는 北 ICBM 발사,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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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멸 자초하는 北 ICBM 발사,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을 규탄한다

입력
2017.11.29 18:5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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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9일 새벽 75일 간의 휴지기를 깨고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 3,000㎞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탄(ICBM)급으로 지금까지 발사된 북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발사체다. 북한은 이날 낮 ‘중대 보도’를 통해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와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위협하는 장거리미사일 도발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정세가 요동치게 됐다. 그 동안 관련국들이 물밑 접촉 등을 통해 북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기울여온 국면전환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주민들의 피폐해진 삶은 외면하고 ‘핵무력 완성’을 향해 질주하는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과 어리석음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긴급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대북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도 엄중한 우려와 강력한 반대를 표시했으며 유엔안보리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렇지 않아도 유엔안보리를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전방적인 제재와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미사일 도발로 그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게 뻔하다.

북한이 한동안 잠잠했다가 장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하고 나선 의도와 배경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우선 어떤 압박이 있어도 핵ㆍ미사일 개발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이 실현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새벽 3시경 새로운 장소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장거리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실질적으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개발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이날 발사한 장거리미사일은 고각발사로 최고 고도가 4,475㎞까지 이르렀고 53분에 걸쳐 950㎞를 비행했다. 이론상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수준이지만 대기권 재진입과 핵 탑재가 가능한 탄두 중량 확보 등은 또 다른 문제다. 김정은 정권이 이 같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 등 국제사회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군사적 옵션을 거론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다뤄야 할 상황” “우리가 처리하겠다” 등의 말을 했다. 이런 심상찮은 분위기를 북한이 가벼이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이상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 강화는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도 동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강 대 강 대결 분위기의 고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평창 동계 올림픽도 염두에 둬야 한다. 파국을 막기 위한 상황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끈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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