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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개월 넘는 美대선 대장정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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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개월 넘는 美대선 대장정 막이 올랐다

입력
2016.0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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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투표일인 11월8일까지 9개월이 넘는 미국 대선 가도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1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날 공화당에서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 4% 포인트 차의 예상 밖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개표 막판까지 대접전을 펼친 끝에 0.2% 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따냈다. 트럼프 바람을 잠재운 크루즈의 기세와 샌더스의 만만찮은 저력이 첫 경선에서 확인됨으로써 앞으로 대선 가도에서 양당 유력 주자들이 박빙의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첫 경선이 치러진 아이오와는 인구 310만 명의 작은 주(州)다. 대통령 후보를 결정짓는 대의원 수도 민주당 52명, 공화당 30명에 불과하다. 대선 후보가 되려면 전체 대의원(민주당 4,764명, 공화당 2,472명)의 과반수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도 아이오와 코커스가 이목을 끈 것은 이 곳이 여론의 전체 향방을 알리는 풍향계 역할을 해온 때문이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면서 클린턴 바람을 일거에 잠재웠다. 빌 클린턴(1992년)을 제외하고는 1980년 이후 아이오와와 다음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이긴 주자가 모두 후보 자리에 올랐다.

올해 미국 경선은 기성정치를 뒤흔드는 비주류의 돌풍이 특징이다. 막말과 기행으로 악명 높은 트럼프 못지 않게 극우 강경파인 크루즈 의원도 당내 대표적 비주류 인사다. 주류진영이 트럼프의 당내 대항마로 크루즈가 아닌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염두에 둘 정도다.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에 1% 포인트 뒤진 23%로 3위를 했다.

민주당도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해온 샌더스 바람이 만만찮다. ‘99%를 위한 정부’를 지향한다는 그는 “월 스트리트를 해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만약 대선 후보가 민주당에서 샌더스, 공화당에서 트럼프나 크루즈로 결정된다면 역대 미국 대선 중 가장 왼쪽(진보)과 가장 오른쪽(보수) 후보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다음 관심은 9일 열리는 뉴햄프셔 예비선거다. 버몬트와 경계를 맞댄 지역적 특징으로 민주당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 아이오와 경선 직전 ‘이메일 스캔들’로 타격을 받은 클린턴으로서는 애간장이 탈 만하다. 공화당의 트럼프 역시 자신의 지지도가 거품이 아님을 보여줘야 할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미국 대선은 한반도 정책 변화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어 경선 판도부터 눈을 떼기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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