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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스타들, 재기할 수 있는 기업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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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스타들, 재기할 수 있는 기업 만들어요

입력
2014.10.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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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인기 뒤 생활고 겪는 동료 많아...연예인에겐 설 무대 없는 것 큰 고통

왕년의 가수·코미디언 등 모아 문화소외지역서 종합 예능쇼 열 것"

사회적기업월드포럼도 홍보도 맡아

방송인 이상벽씨가 왕년의 스타들이 참여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방송인 이상벽씨가 왕년의 스타들이 참여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연예계 스타들의 인생이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잠깐 동안의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뒤 대중의 무관심 속에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도 그들의 삶이다. 외로움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이 비일비재하고, 극단적인 경우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신문기자를 하다 방송인으로 변신해 수십 년간 활발히 활동 중인 이상벽(67)씨는 씁쓸한 동료 연예인들의 말로를 접할 때마다 가슴을 치며 고민했다. 4년째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이사장을 맡으며 직접 겪은 ‘연예계 양극화’도 이런 고민을 부채질했다. ‘동료들이 계속 활동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오랜 생각 끝에 이씨가 찾은 해답은 사회적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동춘서커스단이 사회적기업으로 변신하는 등 무명 연예인들이 참여한 사회적기업은 있지만 활발한 활동을 했던 연예계 스타들이 스스로 만든 사례는 아직 없다.

지난 7일 서울 세종로의 한식당에서 만난 이씨는 “몇 년 전 왕년의 스타들로 이뤄진 사회적기업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며 “아직 구체화한 단계는 아니지만 연예계에서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1960년대 ‘노란샤쓰의 사나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명숙씨를 예로 들었다. 한씨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쓸쓸한 노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출연의 기회가 젊은 인기 연예인에게 주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한 시절 국민과 함께 울고 웃었던 가수가 생활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이 참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사회적기업으로 방향을 잡은 이씨는 2년 전부터 송월주 스님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함께일하는재단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 수도권보다는 노년층이 많은 지역에 적당한 회사 부지를 찾기 위해 현장답사도 다녔다.

이씨가 구상하는 사회적기업은 가수, 코미디언, MC, 연기자, 국악인 등을 망라해 종합 예능쇼가 가능한 팀. 사회적기업의 취지에 부합하게 왕년의 스타들에게는 관객과 호흡하며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에게는 문화공연과 함께 향수를 선사하는 것이다. 이씨는 “외국에서는 톱스타였을 때 거둔 수익금으로 죽을 때까지 유지할 정도가 되지만 과거의 우리는 그때그때 밥 먹고 산 수준에 불과했다”며 “여기에 인기를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자체가 큰 고통”이라고 설명했다.

함께일하는재단과의 인연으로 이씨는 재단이 주최해 14일 개막하는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2014’ 홍보대사도 흔쾌히 수락했다. 아시아에서 처음인 올해 SEWF는 ‘사회적기업을 통한 사회변화’를 주제로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사흘간 열린다.

이씨는 “대한민국이 문화대국으로 가려면 앞으로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내가 열심히 하지 못해 사회적기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데 같은 뜻을 가진 연예게 후배가 나서준다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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