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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싸고 가장 삼엄한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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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싸고 가장 삼엄한 대관식

입력
2017.01.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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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달러ㆍ200만 축하객 목표”

트럼프 측, 사상 최대 규모 자신

지지자ㆍ시위대 등 속속 집결

경찰, 펜스 설치ㆍ중심부 봉쇄

디너행사에 외교관ㆍ후원자 초청

500여명과 축하 만찬 나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행사를 준비 중인 현장 근로자들이 17일 워싱턴 의사당 건물 외벽에서 외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행사를 준비 중인 현장 근로자들이 17일 워싱턴 의사당 건물 외벽에서 외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신화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취임식(현지시간 20일) 행사가 1박2일 일정으로 19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특유의 돌출 발언과 낮은 지지도 때문에 미국 언론의 호응은 예년 같지 않지만, 미국 수도 워싱턴의 정가와 외교가는 벌써 취임식 열기에 휩싸여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미 외교관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그는 17일 저녁 워싱턴 앤드루 멜론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체어맨스 글로벌 디너’행사에 참석해 행정부를 이끌 핵심 인사들과 주미 외교관들을 만났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도 참석한 만찬에는 주미 외국 외교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등 입각 예정자, 정치자금 후원자 500여명이 참석해 인사를 나눴다.

한편 사상 최대 ‘2억달러ㆍ200만 축하객’행사 준비로 시내 전역은 열기로 뜨겁다. 18일 낮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수도 중심부에는 거대한 요새가 새로 건설되고 있었다. 취임식 행사가 열리는 의회 앞에서 백악관을 잇는 ‘컨스티튜션’가(街)와 ‘펜실베이니아’가의 도로 양옆으로 높이 2m가 넘는 철제펜스가 선 것이다. 20일 오후 취임 선서를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백악관까지 2시간가량 걸어갈 바로 그 길이다.

철제펜스 안쪽에는 100~200m 간격으로 요원이 배치돼 취임식 당일 자신이 맡은 구역에 대한 경호 연습을 하고 있다. 취임식을 구경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객들이 이것저것 물어도 개의치 않고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취임식 준비위에 따르면 워싱턴 시내 곳곳에는 전국에서 소집된 경찰 2만8,000여명과 보안 요원들이 100개 구역 봉쇄 작전에 투입됐다.

이들은 일주일전부터 자신의 구역에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시나리오별 대응 훈련을 벌이고 있다. 취임식 당일에만 최소 70만~80만명의 관람객이 거리로 쏟아지고, 통제구역 바깥에서는 그에 맞먹는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밀경호국의 브라이언 에버트 워싱턴지구 책임자는 “예상 가능한 모든 위험 및 관련 정보를 수시로 분석, 그에 맞춰 경비 계획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및 전직 미국 대통령 등 요인들에 대한 삼엄한 경호와 취임식 준비로 워싱턴 시내 중심가는 18일부터 사실상 봉쇄됐다. 통제구역 안쪽의 주요 거리와 건물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했다. 통제구역 밖이지만 백악관 인근의 소피텔, 메이플라워 호텔 등에 대해서도 보안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철통 보안과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도 취임식 준비에는 적극 호응하고 있었다. 통제구역인 20번가 인근에 직장을 둔 폴 스위츠씨는 “4년마다 열리는 취임식 행사는 워싱턴의 자랑”이라며 “대부분 시민이 당파 구별 없이 국가적 행사에 협조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관계자도 “19, 20일 휴무는 물론이고 18일부터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제45대 대통령을 맞이하는 취임식은 19일 오후 3시 30분 워싱턴DC가 아닌 버지니아 주에서 시작된다. 포토맥 강을 사이에 두고 워싱턴과 마주보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헌화하게 된다.

워싱턴의 주류정치권에 맞서온 트럼프 당선인이지만, 취임 행사는 전통을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아침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성 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이고, 취임 선서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성경과 자신의 성경에 함께 손을 얹고 진행할 예정이다. 준비위 관계자는 “당선인의 성경은 1955년 모친(메리 앤 맥레오드 트럼프)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가 다수인 미국에서 역대 대부분 대통령은 링컨 성경과 본인과 관계 깊은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해왔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자신의 취임식이 규모와 비용 측면에서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언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2009년ㆍ180만명)보다 적은 인원을 예상하지만, 트럼프 측은 그보다 많은 200만명이 몰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주말 1억달러를 넘긴 기부금이 최종적으로는 2억달러를 초과해 사상 최대규모 행사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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