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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가 묵은 곳 프란치스코 교황도 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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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가 묵은 곳 프란치스코 교황도 묵는다

입력
2014.07.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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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교황청 대사관을 숙소로

대사가 쓰던 침대ㆍ집기 그대로 사용

고장 난 냉방시설 최근 수리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음달 14일 한국 땅을 밟자마자 가는 곳이 있다. 청와대 인근 자하문로에 자리한 소박한 2층 양옥이다. 1963년 바티칸시국(교황청)과 한국 정부가 외교관계를 맺은 뒤부터 그 곳에 터를 잡고 있는 주한 교황청 대사관이다. 교황은 대사관 안 성당에서 개인미사를 본 뒤 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방한기간 내내 이곳에서 묵는다.

연면적 약 1,600㎡(484평)의 건물 내부에는 평소 대사가 쓰는 집무실과 침실, 응접실, 작은 성당 등이 있다. 건물 앞에는 잔디가 깔린 아담한 정원이 있다.

교황이 4박 5일 동안 쓸 잠자리는 집 주인인 교황청 주한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침실이다. 2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대사가 평소에 쓰던 침대, 탁자를 교황이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최근 한 침대업체가 새 침대를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지만 대사관 측이 정중하게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곳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9년 한국을 찾았을 때도 숙소로 썼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어진 지 50년 정도 됐다. 집기들도 대부분 낡았지만 새로 들이기보다 고쳐서 쓰고 있다. 냉방 시설도 고장이 난 채로 두다가 최근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대사는 20세기 들어 생긴 제도로 교황청은 바티칸과 수교한 180여 개국에 대사를 파견하고 있다. 북한, 중국과는 아직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다. 최근 ‘교황과 나’를 출간한 가톨릭 신학자 김근수씨는 “교황청 대사관은 평소에는 바티칸시국과 현지 국가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그 나라의 천주교회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바티칸은 한국 정부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1948년 유엔이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하기 앞서 1947년 8월에 이미 초대 주한 교황사절로 패트릭 번 신부를 파견한 것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2008년 논문을 통해 “이는 국제 관례상 교황청이 한국을 주권국가로 승인한 것으로 이해돼 한국 정부가 국제적 승인을 받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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