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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래전략실 해체한 삼성, 경쟁력과 책임감을 함께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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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래전략실 해체한 삼성, 경쟁력과 책임감을 함께 회복해야

입력
2017.02.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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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28일 미래전략실 해체를 핵심으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의 2ㆍ3인자 역할을 하던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공언한 지 3개월 만이다. 수요 사장단 회의도 폐지된다. 이에 따라 삼성은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삼성그룹이라는 명칭도 쓰지 않고, 미전실의 기능은 모두 계열사로 이관한다. 대관(對官) 업무도 아예 없앤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는 뜻이다.

삼성그룹의 사령탑 역할을 해왔던 미전실은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 외환위기 시절인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키운 핵심조직이라는 긍정적평가와 함께 총수 개인을 위한 조직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따랐다. 미전실이 계열사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신속한 시장대응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과거 비자금 조성과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이 부회장의 구속과 맞물려 해체수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미전실 해체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일단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다만 매출 300조원에 임직원이 50만명에 달하고, 계열사가 60여 개인 그룹의 사령탑이 사라진다는 데는 적잖은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우려를 희석하려면 앞으로 삼성이 밟을 기업별 자주 경영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그 성과가 분명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 성패 여부는 우선 임직원들의 인식 변화에 달려있다. 총수가 구속되고, 그룹 수뇌부가 퇴진한 현재의 ‘비상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기업 체질 변화의 징표가 될 수 있다.

한때의 우려와 달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하고, 박영수 특검 팀의 수사 때문에 미뤄진 계열사 사장 인사가 시작된 점에서 그런 희망이 보인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이 3월29일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채 공개되리라는 발표도 그런 기대를 부추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딛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되찾는 동시에 배전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갖추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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