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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강 개발

입력
2015.08.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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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구한말까지 각 지방의 공납을 실은 조운선(漕運船) 등이 서울에 이르는 내륙수로로서 중요한 기능을 했다. 때문에 도성인 한양을 에워싼 한강변에는 자연스럽게 물산이 집결하는 강창(江倉)이 발전했고, 곳곳에 진(津)이 설치되어 상업의 거점이 됐다. 하지만 한강변은 1916년 일제가 척박한 방목지에 불과했던 여의도를 간이비행장으로 개발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연 상태로 방치돼왔다. 적극적 도시계획에 따라 한강변이 본격 개발되기 시작한 건 1960년대부터다.

▦ 당시 박정희 정권은 강북 구도심의 과밀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변부 신시가지 조성을 추진했다. 후에 ‘다핵(多核)도시 개발구상’으로 발전한 그 때의 기획에 따라 서울시는 1967년 ‘한강개발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여의도 개발, 강변도로 축조, 공유수면 매립에 의한 택지 조성 등이 골자였다. 총 연장 74㎞의 강남ㆍ북 강변로가 건설되고, 한강변 공유수면 매립을 통해 압구정, 반포, 잠실지구 등이 대규모 택지로 개발돼 서울 강남의 대표적 아파트단지로 발전할 기틀을 다지게 된다.

▦ 서울 한강변이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된 건 ‘88 서울올림픽’ 유치였다. 81년 9월 유치가 확정된 직후인 10월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서울 지역 내 한강의 골재와 고수부지 활용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고, 그에 따라 ‘한강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됐다. 강남강변로 36㎞를 6~8차선으로 넓혀 올림픽대로로 확장했다. 대대적 수로 정비를 통해 한강변 양쪽 13개 지구에 총 694만㎡의 드넓은 고수부지를 조성해 각종 체육ㆍ위락시설을 건설하고, 미사리 조정경기장 등을 만든 것도 그 때다.

▦ 한강변 3세대 개발에 시동이 걸린 건 오세훈 전 시장 때다. 2007년부터 본격 추진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자연성 회복, 문화기반 조성 등을 목표로 내세우며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과 새빛둥둥섬 등을 건설했으나, 오 시장의 낙마로 중단됐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강르네상스는 장기 종합개발 성격이었다. 반면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공동사업으로 발표한 한강개발계획은 한강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점진 개발하되, 우선은 여의도 한강 둔치를 도심 관광명소로 개발하는데 초점을 둔 모양새다. 어쨌거나 한강변에 다시 한 번 개발의 활기가 감도는 조짐은 반가운 일이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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