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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떼기 대선 때 돈 받아 타워팰리스 매입" "무죄판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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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떼기 대선 때 돈 받아 타워팰리스 매입" "무죄판결 받았다"

입력
2015.0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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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체류하며 세대원 옮겨 혜택 "제가 혈액암 걸려 제대로 못 챙겨"

강희철 회장, 땅 투기 의혹 관련 출석 "일일이 기억해야 하느냐… 여보세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이어 가던 중 잠시 물을 마시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이어 가던 중 잠시 물을 마시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재산 증식 과정 등을 둘러싼 의혹이 도마에 올랐지만 새로운 ‘한방’은 없었다. 이 후보자는 고지를 거부했던 차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이 후보자 지인의 성의 없는 답변 태도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며 한때 소란이 일었다.

“‘입당 대가’로 타워팰리스 재산 증식” 의혹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재산 증식과 부동산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는 박봉의 경찰 봉급으로 서울 강남의 대형아파트를 계속 불려갔는데 그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강남에서 생활하는 것도 돈이 많이 드는데 미국으로 유학을 간 자녀들의 유학비용 등에 대한 해명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2002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입당 대가로 돈을 받아 타워팰리스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대선 선거운동 차원의 자금 지원이었다고 비켜갔고, 관련 사건에 대한 1,2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음을 강조했다. 이에 홍 의원이 저녁 청문회 들어 “무죄 판결을 받아서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거냐”고 따져 묻자 이 후보자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뭘 잘 했다고 고개를 들겠냐”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진선미 의원은 이 후보자 차남의 건강보험료 부정수급과 소득세 탈루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진 의원은 “이 후보자의 차남은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부친과 형의 지역세대원으로 옮기며 3년 내내 거주자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1년만 건보료를 낸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국외소득에 관한 소득세도 내야 하는데 일부만 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개인적인 말을 해서 죄송하지만 당시 제가 혈액암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때라 챙기지 못했다”면서 “본인은 외국 로펌에 근무하고 있어 국내 제도를 잘 몰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독립생계를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던 차남의 재산이 20억원대 증여받은 분당 토지, 예금 1,300만원, 대출 5,500만원 등이라고 공개했다.

“나이 많아서 기억 안 나”… 李 지인 발언 논란

이날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경기 성남 분당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야당 의원을 무시하거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강 회장은 이 후보자가 경찰에 몸 담았던 1980년대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이 후보자의 분당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투기라는 건 아파트가 들어오든지 지하철이 들어서든지 해야 하는데 그 땅은 그런 게 들어 올 만한 자리가 아니었다”며 이 후보자를 적극 두둔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해당 토지 매입 시점과 이 후보자의 장모에게 되판 경위 등을 따져묻는 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기억해야 되느냐”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질타를 받았다. 그는 특히 질의에 나선 진선미 의원을 향해 “젊은 의원님께선 모르겠지만 제 나이가 많아서 15년 전 일은 기억이 안 난다”고 했고, 질문 도중 “여보세요, 뭔 얘기 하는 거야 지금”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이 “야당 의원을 희화화하는 거냐”며 “모욕적이다”고 발끈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방패막이를 자처해온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강 회장이) 맞는 말 했네”라고 거드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강 회장은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이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강 증인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이 후보자를 총리 시키면 안되겠다고 말하지 않겠냐”고 강 회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강 회장은 “충청 후보 나오는데 호남 사람이…”라고 맞받으며 순간 청문회장이 술렁였다. 전북 출신의 유 의원은 “형편 없다”며 발언 취소를 요구했고, 강 회장이 바로 사과하며 상황은 일단락 됐지만 험악해진 분위기는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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