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김종인 민주 탈당이 눈길을 끄는 이유

알림

[사설] 김종인 민주 탈당이 눈길을 끄는 이유

입력
2017.03.07 19:21
0 0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7일 탈당 의사를 공식화했다. 민주당에 남아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특히 그는 20대 국회 들어 자신이 주장해 왔던 경제민주화 관련 개혁입법에 진전이 없고, 개헌론자인 자신의 입지가 당내에서 좁아진 것에 대해서도 실망해 왔다고 한다. 최근 친문 세력의 ‘문자폭탄’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의 탈당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에도 일정한 타격을 줄 전망이어서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의 분당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영입돼 4ㆍ13 총선을 이끌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제1당으로 부상한 데는 그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그런 그가 1년1개월 만에 탈당하는 것은 문 전 대표와 민주당에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김 전 대표는 당내 비(非)문재인계의 중심축으로 개헌문제 등을 놓고 문 전 대표 측과 각을 세워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삼고초려를 통해 영입한 그를 끝내 끌어안지 못한 것은 정치력 부족 탓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중도 우클릭을 통한 외연 확장에도 한계를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김 전 대표는 탈당 후 당분간 특정 정당에는 몸 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대신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과 협력하면서 ‘빅 텐트’ 또는 ‘제 3지대’ 에서 ‘비문연대’ 의 새로운 정치세력 구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온 뒤 개헌과 반패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김 전 대표는 최근 국민의당에 몸담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앞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등과 접촉해 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세론에 비례해 정치권 안팎에서 그에 대한 거부감이 커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 토양 위에 비문연대가 현실화한다면 대선구도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를 넘나들며 자주 당적을 바꿔 온 김 전 대표의 현란한 정치 편력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새로운 개혁세력의 형성이라는 명분 뒤에는 자신이 직접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 정치 지형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익만을 좇는 행보는 국민의 정치 혐오만 키울 소지가 있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