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사실은…] '맹물세안' 과연 피부 개선 효과 있을까?

입력
2015.03.31 10:00
0 0

주말 내내 집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문득 거울을 보고 “며칠 안 씻었더니 피부가 좋아졌네?”라고 갸웃한 적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아예 안 씻는 건 너무 더러우니 물로만 씻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을 텐데요. 과도한 클렌징 대신 피부를 ‘자연상태’에 가깝게 두는 것, 과연 피부에 좋을까요?

맹물세안에 도전한 에리카의 피부 변화. 왼쪽부터 1주~4주차.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맹물세안에 도전한 에리카의 피부 변화. 왼쪽부터 1주~4주차.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지난 10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한 여성의 ‘맹물세안 도전기’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낭포성 여드름(염증이 커져 모낭 바닥 벽을 뚫고 길쭉한 자루 모양으로 형성돼 고름의 상태가 가장 크고 깊은 여드름)으로 고생하던 미국 여성 에리카(Ericaㆍ30)가 한 달간 세안제를 쓰지 않고, 물로만 세안해 피부가 좋아졌다는 겁니다. 에리카는 도전 4주차에 “다양한 클렌징 제품을 써 봤지만, 지금처럼 피부톤이 밝아진 적은 없었다”며 “피부의 유수분이 균형적으로 분비돼 여드름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나친 세안은 사회적 관습이 주는 압박”이라며 “20대 내내 클렌징 제품과 토너, 여드름 치료에 얼마나 쓸데없는 낭비를 많이 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에리카의 사연 이전에도 물로만 세안을 하는 세안법은 많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일본 최고의 안티에이징 전문가로 꼽히는 우츠기 류이치 박사는 2013년 출간한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는 저서에서 “클렌징을 가장 먼저 그만두라”고 충고합니다. 탤런트 변정민씨 역시 자신만의 피부관리 비법으로 맹물 세안을 꼽아 왔습니다.

변정민은 기존 인터뷰에서 "얼굴에 각질이 올라올 땐 수분크림을 바르고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따뜻한 물로 씻어낸다"고 피부 관리법을 공개했습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변정민은 기존 인터뷰에서 "얼굴에 각질이 올라올 땐 수분크림을 바르고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따뜻한 물로 씻어낸다"고 피부 관리법을 공개했습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맹물세안의 효과에 대해 믿음이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에리카의 사연을 소개한 국내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에는 “뒤에 벽 색깔은 왜 다름?” “이빨도 세수했나 보지?”라며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맹물 세안의 효과에 믿음이 가지 않는 탓이겠죠.

물론 모든 사람에게 맹물 세안이 다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지성피부일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엔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맹물세안을 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먼저 자극에 민감한 피부입니다. 유화정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염 때문에 쉽게 자극 받는 피부나 원래 민감한 피부인 분들께는 세안제를 사용하지 말도록 권유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김금윤(37)씨는 “어렸을 때부터 예민한 피부 때문에 화장품 알러지 등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맹물 세안을 시작한 지 딱 3주 지났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일주일 후부터는 좁쌀여드름이 서서히 없어지더니 3주쯤 되니까 썬크림만 발라도 화장했을 때보다 피부톤이 밝아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건성피부인 경우에도 맹물세안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건성피부인 박해정(30)씨는 만삭 때부터 맹물세안을 시작해 1년 4개월 동안 맹물세안

을 해오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맹물세안과 동시에 화장품도 끊은 탓에 초기에는 피부가 너무 건조하고 각질이 일어 고생을 했다”며 “화장품 대신 바세린을 이용해 보습을 했고, 3개월쯤 뒤부터는 피부트러블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맹물 세안은 세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요즘 처럼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인해 공기가 좋지 않을 땐 저자극 세안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맹물 세안은 세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요즘 처럼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인해 공기가 좋지 않을 땐 저자극 세안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유 교수는 “건성피부인 분이 아침저녁으로 세안제를 사용하면 피부에 필수적인 유분까지 앗아가기 때문에 피부가 지나치게 건조하게 된다”며 “반대로 지성피부인 경우엔 맹물세안만으로 분비된 피지를 다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클렌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유 교수는 또 “화장을 하는 여드름 환자가 제대로 클렌징을 하지 않으면 잔여물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클렌징 오일 대신 클렌징 워터나 밀크를 이용해 화장을 꼼꼼히 닦아내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최주호 인턴기자 (서강대 정치외교 3)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