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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김현웅 법무장관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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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김현웅 법무장관 퇴임

입력
2016.11.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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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검찰 인사 힘들 듯

김현웅 제64대 법무부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임사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과천=홍인기 기자
김현웅 제64대 법무부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임사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과천=홍인기 기자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29일 직을 내려놓으며 ‘윗사람에게 신의(信義)가 없으면 백성은 동요해 떨어져 나간다’는 뜻의 고사성어를 마지막 말로 남겼다. 취임 이후 장관으로서 견지한 자세를 빗대어 말한 것이지만 여운은 길었다. 검찰이 20일 ‘대통령이 사실상 주범’이라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지 9일 만의 퇴임이기 때문이다. 기념촬영 후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이임사에서 다 말했다”고만 답했다. 차에 탄 그는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 민무신불립을 어떤 의미로 인용했는지 묻자 “출발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지난해 7월 9일 취임해 1년 5개월간 봉직한 김 장관은 ‘장수(長壽) 법무부 장관’ 대열에 오르지 못했다. 역대 법무부 장관 58명 중 2년을 넘긴 사람은 직전 장관인 황교안 국무총리를 포함해 10명뿐이다. 그만큼 청와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이임식에서 “심각한 국정 혼란 사태가 지속돼 국민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르고 더 나은 길인지 심사숙고한 끝에 사직을 결심했다”며 “앞으로 법무ㆍ검찰 개혁 요구가 빈발해 쉽게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는데 힘든 시기에 무거운 짐을 남겨두고 떠나게 돼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임식에는 이창재 차관을 비롯한 법무부 실ㆍ국장들과 김주현 대검 차장 등 대검 간부들, 법무ㆍ검찰 직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 되면서 당분간 이창재 차관 대행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거취문제를 국회 손에 넘기면서 인사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초로 예정된 검찰 정기 인사도 제대로 단행될지 불투명해졌다. 내년 1월로 예정된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와 2월로 예정된 부장ㆍ평검사 인사도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많다. 한 검찰 간부는 “시국을 볼 때 내년 5월까지는 인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현재 보직을 유지한다고 생각하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나라가 어수선한데 검찰 인사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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