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퍼거슨市 범칙금도 인종차별… 흑인들만 타깃으로 재정 확보

알림

퍼거슨市 범칙금도 인종차별… 흑인들만 타깃으로 재정 확보

입력
2015.03.08 18:58
0 0

美법무부, 경찰조직 대대적 쇄신키로

미국 인종차별 논란의 진원지인 퍼거슨 시가 시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가난한 흑인들을 대상으로 세금을 무차별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CNN방송은 8일 “퍼거슨 시 정부는 주로 흑인을 표적으로 교통범칙금을 받아내도록 경찰과 법원에 권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법무부 조사자료를 인용해 발표했다. 또 시 정부로부터 재정 확충 압박에 시달린 퍼거슨 경찰은 무분별하게 많은 교통 위반 딱지를 발부했고 한달 평균치(28건)를 달성하지 못한 경찰은 징계를 받기도 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특히 경찰 A씨는 시민 한 명에게 무려 14장의 범칙금 딱지를 발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주차 위반 범칙금의 경우 주변 도시는 5~100달러에 불과했지만 퍼거슨 시에서는 102달러나 됐다. 또 집 앞 잡초나 풀을 다듬지 않았을 때도 인근 도시에서는 범칙금이 5달러였지만, 퍼거슨에서는 15배가 넘는 77∼102달러에 달했다.

법원 판사도 경찰과 한 통속이었다. 심판에 넘겨진 도로교통법 위반자가 개인 사유를 이유로 법원에 출석하지 않으면 즉시 벌금을 내도록 명령했다. 현재 퍼거슨 시 인구 2만1,000여명 가운데 흑인 비율이 67%에 달하지만 법원 직원, 경찰 등 공무원 대다수는 백인인데, 이런 인적 구성을 시 정부가 교묘하게 이용해 흑백 차별 정책을 편 셈이다.

시 정부의 무분별한 벌금 옥죄기로 퍼거슨 시는 2010년 100만 달러를 확보,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관내 80개 지방자치단체 중 재정 순위 상위 8위 안에 들었다. 2012년에는 범칙금으로 확보한 돈이 200만 달러를 돌파, 시 관계자가 경찰에게 “대단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와 별도로 시 정부와 인종 차별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경찰 2명이 사임했고 법원 직원 1명도 같은 혐의로 해고됐다.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부터 시 정부 직원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흑인이어서 대통령직을 제대로 오래 수행하진 못할 것’이란 내용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이들은 또 오바마 대통령을 침팬지로도 묘사했다. 그러나 이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은 시 당국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퍼거슨시 경찰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에 착수하기로 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8일 “퍼거슨 경찰 내 흑인 차별 상황이 변화할 수 있도록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는 퍼거슨 시 경찰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운 구조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 내용은) 끔찍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조직 개편이 진행될 경우 홀더 장관의 후임인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 지명자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흑인 노예의 후손인 린치 장관 지명자는 뉴욕 동부지구 연방검사장 출신으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강단있는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해 8월 퍼거슨시에서 흑인소년 마이클브라운(18)이 백인 경찰의 무차별 총격에 숨져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