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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 통화정책에 숙제 던진 중국 금리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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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 통화정책에 숙제 던진 중국 금리인하

입력
2015.10.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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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7% 목표치에 미달한 3분기 성장률 실적(6.9%)이 나온 지 4일 만인 23일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를 기존 4.60%에서 4.35%로 0.25% 포인트 내리고, 대형은행의 지급준비율도 18.0%에서 17.5%로 0.5% 포인트 낮춘 게 골자다. 이로써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새 6번의 연속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당초 6.00%에서 4.35%까지 무려 1.65% 포인트(27.5%) 낮췄다. ‘신창타이(新常態)’ 전략을 통한 중국 경제의 체질개선을 추구하되, 경기둔화 부작용은 막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한 셈이다.

목표치에 0.1% 포인트 미달한 3분기 성장률 실적은 심각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이미 6년 반만의 최저 성장률인데다, 부풀려진 통계라는 의구심이 폭넓게 제기되는 등 불안감 확산 조짐이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기 명목성장률이 6.2%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이런 분위기에 대한 대응인 셈이다. 중국 지도부로서는 신창타이 전략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낳아 급격한 경기둔화로 기업 부도, 실업자 양산, 증시 하락 등 사회불안을 확산시키는 상황만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국의 적극적 금융완화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하락하면 우리나라 연간 GDP는 0.21% 감소하고 경상수지도 0.16% 떨어진다. 따라서 중국의 적극적 경기부양책은 부진에 빠진 수출을 비롯한 우리 경제의 실물과 금융 전반에 걸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 부양책은 미국 경기에 호재로 작용해 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당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국은행은 그 동안 일본 금융완화에 따른 원화 절상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도 금리인하를 자제해왔다. 수출이 가격 경쟁력만으로 회복될 상황이 아닌데다, 1,100조원을 돌파한 국내 가계부채 위험 등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일본에 이어 중국이 이번 금리인하로 재차 적극적인 금융완화 기조를 확인함으로써 우리도 더 이상 신중한 행보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워졌다. 더욱이 연내 미국 금리인상이 주변국 저금리와 맞물리는 글로벌 통화정책의 난기류가 닥치면 국내 통화정책의 딜레마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은은 이제라도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가계대출 규제의 효과를 주시하면서,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의 시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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