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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들인 건보공단 금연치료사업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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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들인 건보공단 금연치료사업 '지지부진'

입력
2016.08.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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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처방시스템, 낮은 수가 등으로 금연치료 사업이 의료기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사진은 금연치료 의료기관 검색이 어려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복잡한 처방시스템, 낮은 수가 등으로 금연치료 사업이 의료기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사진은 금연치료 의료기관 검색이 어려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금연치료를 하는 병원을 어디서 찾으라는 거야?” 최근 금연을 결심한 K(42)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거주 지역에 있는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검색하다 마우스를 던져버렸다. 금연치료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금연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공단 홈페이지에서 지정 병원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사업이 연착륙하려면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연치료 의료기관들은 “금연치료 처방과 급여청구가 기존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복잡한 처방시스템으로 상담과 진료시간이 길어져 의사는 물론 환자 불만도 쌓여가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들은 금연치료 환자를 교수가 아닌 전공의들에게 맡기기도 한다. 익명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외래에서 금연치료 환자를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사업 초기 금연진료를 신청한 의료기관은 전국적으로 2만개에 달했지만 1만500개로 절반이 날아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담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금연치료에 의사 상담은 필수적인데 의사들이 진료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전문의는 “금연치료 진료상담비가 너무 낮게 책정된 것도 문제지만 개원가나 대학병원 모두 일반 외래환자를 놓칠까 두려워 금연치료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문제다. 현재 건보공단 메인 홈페이지에서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검색할 수 없다. 1,000억 원의 예산을 투여해 흡연율을 떨어뜨리겠다는 건보공단의 사업취지가 무색하다. 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검색한 이들은 “숨은 그림 찾기도 아니고, 이래서야 금연치료 병원을 어떻게 찾을 수 있겠나”고 불만을 표했다. 건보공단 측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기존 의료시스템과 연계가 가능한 처방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금연치료 진료상담비 인상은 물론 홈페이지 개선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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