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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탄핵 이후 국민 마음 모으는 데 머리 맞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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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탄핵 이후 국민 마음 모으는 데 머리 맞대야

입력
2017.03.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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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바른정당 대표가 8일 탄핵 결정 이후 혼란 등을 수습하기 위한 여야 대선주자와 정당 대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더는 광장으로 나갈 게 아니라 헌법재판소 결정을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고 그 이후 전개될 상황을 제도권 내에서 어떻게 수렴하고 승화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당의 대표자들과 모든 대선주자들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연석회의를 하자”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광장의 갈등과 대립도 문제지만 탄핵 결정 이후의 극심한 혼란상이 더욱 걱정스러운 게 현실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촛불과 태극기 세력 모두 헌재에서 원하는 결정이 나오지 않으면 불복하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국민의 불복 의견이 55~60%로 탄핵 기각을 바라는 사람들보다 2배나 많았다. 탄핵 인용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그만큼 강한 셈이다.

검찰과 특검은 수 개월에 걸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국정농단 사건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고 결론 지었다. 지금도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 당시와 비슷한 75% 안팎으로 절대 다수를 점한다. 그간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헌재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기초한 엄격한 사법적 판단이자 국민 다수의 뜻을 반영하는 고도의 정치 행위였다.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뜻이 거부됐을 때의 상실감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민주 국가의 시민이라면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게 옳다. 지금 한반도는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런 때에 내부 갈등과 대립이 계속된다면 국가 안위를 장담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결정이 나왔다고 해서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항의시위에만 매달리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국정공백을 방치해온 박 대통령과 친박 세력은 어떤 경우에도 결자해지의 자세로 정치적ㆍ도덕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

국민 모두 이성적인 자세로 탄핵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특히 여야 정치권은 대선 유불리만 따지지 말고 헌재 결정이 갈등과 분열을 수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른 시일 내 유력 대선주자와 정당 대표들이 모여 국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그게 총체적 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리는 길이자 민심에 순응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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