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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 불계승… 딥젠고는 알파고보다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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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 불계승… 딥젠고는 알파고보다 약했다

입력
2017.03.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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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ㆍ일 기사와 AI 풀리그

박정환 2연승 ‘우승 눈앞에’

딥젠고 후반 들어 실수 연발

“아직 실망스러운 모습 많아”

박정환(오른쪽)9단이 22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회전에서 일본의 인공지능 딥젠고와 대국을 두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박정환(오른쪽)9단이 22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회전에서 일본의 인공지능 딥젠고와 대국을 두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한국 바둑 랭킹 1위 박정환(24) 9단이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에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두고 ‘인간’의 자존심을 지켰다.

박정환은 22일 일본 오사카의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회전에서 6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일본의 인공지능 딥젠고에 347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전날 일본의 1인자 이야마 유타 9단에게도 불계승을 거둔 박정환 9단은 23일 중국 미위팅 9단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전날 미위팅 9단에게도 불계패했던 딥젠고는 2연패하며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성능 차이를 확인했다. 박정환 9단은 지난 2월 인터넷 비공개 대국에서도 딥젠고에 3승1패로 승리한 적이 있다.

딥젠고는 21일 미위팅 9단과의 첫 대국에서도 초·중반에는 선전하다가 대국 막판 실수를 범하며 패했다. 박정환 9단과의 경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박정환 9단은 경기 초·중반까지는 딥젠고의 두툼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끝내기에서 특유의 수 싸움을 던지며 딥젠고의 실수를 유발해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직후 딥젠고 개발팀에 따르면 딥젠고의 중반 경기 승률은 약 70% 이상으로 계산되었을 만큼 박 9단에게 형세가 불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반에 접어들 수록 딥젠고는 실수를 연발했는데, 박정환 9단은 이를 놓치지 않고 250수가 넘어서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경기를 지켜 본 이세돌(34) 9단은 “사람과의 대국이었으면 역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딥젠고가 놀라운 점도 많이 보여 주었지만 실망스러운 모습도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특별 대국과 달리 이번 월드바둑 챔피언십은 인공지능이 한·중·일 톱기사들과 풀리그를 벌여 우승자를 가리는 최초의 정식 대회다. 딥젠고는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알파고’에 자극받은 일본이 지난해 3월 바둑 프로그램 ‘젠’을 업그레이드해 개발한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겨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열풍을 일으킨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공지능과 바둑의 동반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딥젠고 프로젝트에는 젠 개발자들과 도쿄대, 정보통신 업체 ‘드왕고’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결과로 알파고와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알파고의 하드웨어 사양이 100억원 정도인 데 비해 딥젠고는 3,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는 참가자 전원이 한차례씩 대국한 뒤 가장 많이 승리한 기사를 우승자로 가린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 1분 5회씩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엔, 준우승 상금은 1,000만엔이다. 3위와 4위는 500만엔의 상금을 받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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