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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포럼] “소외감 느낀 日ㆍ러 합세… 동북아 외교전쟁 더 치열해 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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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포럼] “소외감 느낀 日ㆍ러 합세… 동북아 외교전쟁 더 치열해 질 것”

입력
2018.05.03 19: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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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한미동맹 뜨거운 감자

주한미군 철수 예단할 일 아냐”

러 “빠른 비핵화 이뤄지지 않아

北 핵시설 사찰 언제든 참여”

#2

중국 “조공 체제 강요 않을 것

사드는 확장되지 말아야”

#3

미국 “비핵화가 되더라도

사드 철수까지는 기다려야”

일본 “직접적 이해관계국이기에

비핵화 과정 참여 매우 중요”

바실리 미헤예프(왼쪽부터) 러시아 세계경제ㆍ국제관계연구소 부소장, 션딩리 중국 푸단대 교수, 다니엘 트와이닝 미국 IRI 회장,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엔도 겐 일본 홋카이도대 교수,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 2018 한국포럼’ 세션3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이후 신동북아 질서’ 토론에 임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바실리 미헤예프(왼쪽부터) 러시아 세계경제ㆍ국제관계연구소 부소장, 션딩리 중국 푸단대 교수, 다니엘 트와이닝 미국 IRI 회장,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엔도 겐 일본 홋카이도대 교수,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 2018 한국포럼’ 세션3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이후 신동북아 질서’ 토론에 임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반도의 봄’으로 상징되는 4ㆍ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 비핵화 이후 펼쳐질 동북아 새질서를 놓고서 백화쟁명식 전망이 제시됐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로드맵을 이끌려는 미국과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이었던 중국, 최근 한반도 이슈 논의에서 소외감을 느꼈던 일본과 러시아까지 동북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반도 주변 4강의 외교 각축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18 한국포럼 제3세션 ‘남북ㆍ북미정상회담 이후 신 동북아 질서’ 토론에서는 6자회담 참여국(북한 제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만나 이와 관련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사회자) =비핵화 이후 동북아 안보지형은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한미동맹 등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문까지 나온다.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미국은 비핵화가 이뤄지면 북한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등거리를 유지함으로써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없게 만들 것이고,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경제정책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중국의 대북관계는 과거의 협력관계,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될 것이다.

한미동맹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데, 평화체제 하에서 한미동맹이 필요 없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주한미군은 전쟁이나 사태 악화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주한미군을 아예 철수하느냐 문제는 지금 예단할 일이 아니다. 좀 더 동북아 정세 변화를 봐가며 결정돼야 할 일이다. 동북아 평화 유지에 기여한다면 한미동맹 유지는 가능하지 않겠나. 다만 이 자리에서 자세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설익은 것 같다.

이 교수 = 비핵화 이후 미국 중심으로 짜진 동북아 안보구도가 어떻게 바뀌겠는지 구상을 듣고 싶다.

바실리 미헤예프(러시아 IMEMO 부소장) =빠른 비핵화, 빠른 군축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서 한미동맹이 반러시아적이란 생각도 일부 있지만 이것은 군사적인 접근보다는 외교적, 정치적인 접근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미국ㆍ러시아 관계가 좋지 않아서 그렇지만 앞으로 상황 전개를 지켜봐야 한다. 러시아가 앞장서서 주한미군 주둔을 반대하는 국가가 될 것 같진 않다. 비핵화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션 딩리(중국 푸단대 국제관계학 교수) =중국이 바라는 미래상은 조공 체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도 이런 조공체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북한에 이래라, 저래라 강요할 수 없다. 중국이 패권을 차지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걸 다들 알고 있다. 다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 사드가 확장되지 않아야 한다고 중국은 생각한다.

이 교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면 사드를 철수해도 되지 않은가. 미국은 어떻게 생각하나.

다니엘 트와이닝 (미국 IRI 회장)=사드는 핵이 아니라 미사일 요격 무기체제이기 때문에 비핵화가 되더라도 사드 철수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이 교수=최근 비핵화 문제는 한국이 중간에 다리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풀어나가는 3자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국가도 있다. 비핵화 논의가 3자 구도로 진전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

이 의원=이번에는 개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참여를 원치 않을 것 같다. 반면 중국은 개입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다자회담으로 열리면 4자 회담이 되고 미국과 북한이 대체적으로 합의하면 6자회담이나, 4자회담 수순을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교수=지금 협상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국가는 북한하고 미국이 될 것 같다. 이 구도에 대한 미국 생각은 어떤지.

트와이닝 회장=전세계 주목을 받으면서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선언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외교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을 통해 비핵화에 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웠다. 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사회 제재와 고립을 감수하면서까지 핵무기를 전수해온 북한이다. 김 위원장 목표는 주한미군을 한반도로부터 떠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전문가 상당수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 교수=트럼프 대통령이나 중앙정보국(CIA) 인사들은 김 위원장 진정성에 대해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나.

트와이닝 회장=제가 우려하는 점은 북한이 생각하는 동북아 비전이 우리가 생각하는 비전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한반도에서 주도적 위치에 서고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일본이 고립되는, 그런 역학구도를 그리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북한의 진의 파악은 한 국가가 아닌 모든 국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국(의 의도)과 관련해서는 21세기판 조공체제를 구축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 교수 = 비핵화 협상이 남북미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발언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에게 불리한 구도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션 교수 = 북한의 핵무기 폐기는, 중국 안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동북아 안정을 불러올 것이다 이와 같은 비전을 중국 정부도 공유하고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동북아 다른 국가와 중국이 일치한다고 본다. 북미 교류나 대화가 중국에 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이 소외되거나 배제된다고 보지 않는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한국이나 미국보다 먼저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특히 비핵화를 제대로 이행하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유일한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게 제재를 풀 경우 북한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진정으로 비핵화를 할 것인가이다. 결론을 말하면 중국도 판문점 선언을 적극 지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바란다는 것이다.

이 교수 =일본이 여러 측면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엔도 겐(일본 홋카이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 비핵화라는 것은 일본에 국익에 직접 부합된다. 북한이 핵무장을 하고 미사일 역량을 확보하면, 결국 일본은 북한의 핵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전선에 설 수 있다. 때문에 일본이 이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직접적인 당사국이자 이해관계자다. 일본은 여전히 충분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북핵과 관련해 러시아가 상당한 정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미헤예프 부소장= 러시아 일각에서 반미주의가 커지는 가운데 핵무장한 북한이 미국에 대응해 러시아와 함께 싸울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하지만 러시아의 공식 입장은 절대 수용불가라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을 지지하지만 오늘날의 상황을 보면 러시아 안보 이해관계가 한반도만 걸린 게 아니다. 시리아, 우크라이나 여러 방면에 걸쳐 있다.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검증과 관련해서 미국과 러시아는 핵 시설 관련해 효율적인 사찰과 검증의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 러시아는 언제든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이우진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과4)

●다니엘 트와이닝

미국 버지니아대(학사)와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 석ㆍ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외교정책 고문, 미 국무장관 정책 기획, 독일 마셜 펀드 아시아 담당 이사, 조지타운대 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 회장이다.

●엔도 겐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 박사 출신으로 일본 외무성 정책자문위원, 일본 아사히 신문 칼럼니스트, 동아시아 시민단체 공동창립자, 이탈리아 Fernand Braudel 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일본 홋카이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있다.

●이수혁

서울대 외교학과(학사), 연세대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외무고시 9회로 김대중 전 대통령 외교통상비서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주독일 특명전권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다.

●바실리 미헤예프

러시아 MGIMO대에서 국제관계학(학사)을 전공했다. 러시아 국방위원회 외교정책위원,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서기관, 카네기모스크바센터 아시아 보안프로그램 담당 이사를 지냈다. 현재 러시아 세계경제ㆍ국제관계연구소(IMEMO) 부소장이다.

●션딩리

중국 푸단대에서 물리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프린스턴대 군축 협정 박사후 연구원(post-doc)을 지냈다. 상하이국제학회 부회장, 중국 푸단대 국제관계학 부학과장을 지냈으며 현재 푸단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있다.

●이근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정치학 석ㆍ박사를 마쳤다. 서울대 국제협력본부장, 일본 게이오대 수퍼글로벌 초빙교수, 다보스포럼 한국위원회 의장,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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