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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잔인하다” 홍대 누드모델 향해 '2차 가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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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잔인하다” 홍대 누드모델 향해 '2차 가해' 이어져

입력
2018.05.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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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캡처
워마드 캡처

대학교 누드크로키 수업 도중 나체 사진이 유출된 남성 모델 A씨를 향한 ‘2차 가해’가 온라인에서 이어지고 있다. 모델의 특정 신체부위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거나, 우스꽝스럽게 합성한 사진을 퍼트리는 식이다. 한 유명 남성잡지 전 모델은 “볼품 없는 남성을 누드모델로 세운 대학교가 잘못했다”는 취지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10일 남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서 “사생대회”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 150여 개가 나온다. 대부분은 모델 A씨를 비하하는 내용이다. A씨의 특정 신체부위를 조롱하는 시, 소설을 쓰거나, 신체ㆍ얼굴을 우스꽝스럽게 합성해 희화화하는 식이다. 일부 회원은 자신의 그림이나 시가 언론에 소개된 사실을 언급하며 “상 탔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관심을 보여 고맙다는 것이다.

워마드 캡처
워마드 캡처

현재 A씨는 워마드 회원 2명을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자신을 향한 모욕적 댓글, 게시물에 잠도 못 자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측근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A씨를 비판, 조롱하는 워마드 내 분위기는 여전하다.

한 워마드 회원은 9일 A씨의 고소 기사가 담긴 게시물 아래 “2차 가해는 남자들이 숨쉬듯이 (여성에게) 해온 것”이라며 “남자들이 해온 짓을 그대로 미러링(상대방 행동을 따라 해 문제점을 개진하는 방식)해줬을 뿐”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몇몇 회원은 “경찰이 성별에 따라 차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나체 사진, 영상 유출 피해자가 여성일 경우 경찰이 느릿느릿 수사를 진행하는 반면, 피해자가 남성일 경우 빠르게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것이다.

SNS에서도 A씨를 향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한 유명 남성잡지 모델 출신 B씨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초라하고, 볼품없고, 그리기는커녕 쳐다보기도 싫은 모델을 누드모델로 올린 대학이 더 잘못”이라는 글을 올려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대 출신인 자신은 누드 크로키 수업 때 ‘몸이 예쁜’ 남자 모델을 만난 게 아직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 했으니 학교 잘못이라는 취지였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A씨와 수시로 연락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한국누드모델협회 하영은 회장은 10일 한국일보에 “조만간 A씨가 변호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 회장은 “(온라인에서 A씨를 향한 조롱의 정도가) 잔인하다. 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며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당시 크로키 수업에 함께 있었던 동료 여성모델로부터 A씨의 누드사진을 유출하고, 워마드에 올린 사실을 자백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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