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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균은 계륵? 유혁기가 몸통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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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균은 계륵? 유혁기가 몸통이라는데…

입력
2014.07.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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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혁기 범죄액수 559억원 달하고 측근들 범죄 혐의에도 대부분 등장

檢 수사 성패 가를 핵심 열쇠지만 美서 도피… 소재 파악도 안 돼

한종찬 기자 = 25일 오후 경찰에 검거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5일 오후 경찰에 검거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검거 순간을 담은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유씨가 지난 4월 21일 이후 은신해 온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유씨와 도피를 도운 박수경 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의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 뉴스Y 캡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검거 순간을 담은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유씨가 지난 4월 21일 이후 은신해 온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유씨와 도피를 도운 박수경 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의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 뉴스Y 캡처

‘진짜 몸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유병언(73ㆍ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국내 도피 3개월여 만에 검거됐지만, 세월호 사고 책임을 묻기 위한 수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유씨가 이미 숨진 상황에서 유씨 일가의 경영비리와 세월호 침몰의 인과관계 입증에 필요한 ‘제 2의 키맨’은 대균씨라기보단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차남 혁기(42)씨라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상황을 보면 대균씨가 세모그룹 및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긴 어렵다. 유씨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횡령과 배임, 탈세 등 범죄혐의 액수는 1,390억원인 반면, 27일 대균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담긴 횡령ㆍ배임액은 불과 99억원뿐이다. 핵심 공범으로 보기엔 가담 정도가 떨어진다.

경북대 조소과 출신인 대균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 수 차례 개인전시회를 여는 등 회사 경영보다는 주로 예술가로서의 활동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모그룹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4개 계열사의 대주주로 등재돼 있지만, 회사 경영과정에선 대부분 배제됐고 구원파 신도들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를 ‘깃털’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범죄액수가 체포영장 단계 때(56억원)보다 43억원이 늘었고, 이 가운데 35억원이 다름아닌 청해진해운에서 빼돌려진 돈이라는 점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사망한 유씨 대신 대균씨를 세월호 사고 유발 책임자로 지목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씨의 종교ㆍ사업상 후계자인 차남 혁기씨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형과 함께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이자 문진미디어, 아해 프레스 프랑스 대표, 온지구 등 계열사의 3대 주주인 그의 범죄액수는 559억원. 유씨 일가 가운데 유씨 다음으로 큰 규모다. 검찰이 우선 수사대상에 올리고, 유씨 일가 중 가장 먼저 소환을 통보한 대상도 혁기씨였다. 이미 기소된 유씨 측근 8명의 공소장에 적시된 거의 모든 범죄 혐의에도 유씨와 함께 공범으로 이름이 등장한다.

지난달 유씨의 형 병일(75)씨와 동생 병호(61)씨, 아내 권윤자(71)씨, 처남 권오균(64)씨가 줄줄이 체포돼 구속기소됐고, 장녀 섬나(48)씨도 5월 27일 프랑스에서 체포돼 현지에서 범죄인 인도절차를 밟고 있다. 차녀 상나(46)씨가 미국에서 잠적했지만 범죄 가담 정도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일가의 비리 규명에 있어 남은 ‘퍼즐 한 조각’은 사실상 혁기씨 한 명뿐인 셈이다.

문제는 혁기씨의 행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멕시코 밀입국설이 나오는 등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혁기씨의 소재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법무부가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에 수사공조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인터폴 적색수배도 내려졌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검찰 안팎에선 혁기씨에 대한 조속한 신병 확보에 이번 수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아울러 범죄액수가 세 번째로 많은 섬나(492억원)씨의 본국 송환, 미국으로 도피한 유씨의 최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등의 검거 역시 중요한 수사 포인트로 꼽힌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미국과는 수사협조가 굉장히 잘 되고 있어 (체포 때까지) 다소 지루하긴 하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저지른 경영 비리가 세월호 불법 증축 등 사고의 직ㆍ간접적 원인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를 따져본 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숨진 유씨의 재산을 부인과 자녀들에게 상속시키고 구상권 청구를 통해 민사책임을 묻겠다는 게 검찰의 복안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검거 순간을 담은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유씨가 지난 4월 21일 이후 은신해 온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유씨와 도피를 도운 박수경 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의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 뉴스Y 캡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검거 순간을 담은 영상이 27일 공개됐다. 인천경찰청은 유씨가 지난 4월 21일 이후 은신해 온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유씨와 도피를 도운 박수경 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의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 뉴스Y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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