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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가 남북정상회담 성사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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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가 남북정상회담 성사 적기"

입력
2014.10.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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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적극적 대화 의지 피력보다는 국제사회 고립 탈피 위한 '깜짝쇼'

4일 오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은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이 정홍원 국무총리 등과 함께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관람하던 중 일어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정홍원 국무총리,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인천=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4일 오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은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이 정홍원 국무총리 등과 함께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관람하던 중 일어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정홍원 국무총리,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인천=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전격적인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급격한 해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조건들이 갖춰질 경우 내년 상반기가 남북정상회담의 적기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도 이번 방문이 북한의 외교적 고립탈피를 위한‘깜짝쇼’라는 관측에 보다 무게를 뒀다. 5ㆍ24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서는 단계적 해법 마련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내년 8.15 이전 남북 정상회담 가능

한국일보가 7일 북한문제 전문가 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인 5명은 북측 대표단의 전격 방문에 따라 한반도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내년 상반기가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합의 사항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통령 임기 전반기에 이뤄지는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무르익을 경우 국내에 총선과 대선이 없는 내년 상반기가 가장 적기”라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도 “남북한 모두 북풍이나 남풍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내년 상반기를 지나면 (정상회담은) 사실상 물 건너 가는 것 아니겠느냐”고 같은 맥락에서 전망했다.

내년이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할 수 있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점도 정상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김창수 한반도평화포럼 정책연구팀장은 “목적의식을 갖고 남북 양측이 접근해 간다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분단 70주년이 되는 내년 8월 15일에 성사 확률이 있지 않겠느냐”고 구체적인 시기까지 못 박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정상회담 성사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핵 문제 해결 의지를 우선 제시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측이 9ㆍ19 공동성명 이행 등 핵 문제 해결에 대한 명시적 약속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고, 김용현 교수도 “결국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단절돼 있는 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분야별 이견을 좁혀가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ㆍ24 조치는 단계적 해결, ‘깜짝 쇼’는 전략적 행보

5ㆍ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에 대한 해법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단계적 봉인 해제를 주장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북측의 명시적인 사과 없이 선제적으로 액션을 취할 경우 남북관계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협력 복원 내지는 활성화를 위해서는 5ㆍ24 제재조치 해결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개성공단에서부터 시작하는 등 단계별 해법을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책임 있는 입장표명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 차원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보다 유연하게 운용하는 메시지를 북측에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구본학 한림대 교수는 “북측이 천안함 폭침에 대한 아무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에서 제재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 최고위급 3인방의 전격적인 방문에 대해선 외형상 ‘깜짝 쇼’였지만, 미국ㆍ중국을 향한 대외적 메시지 전달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 타진 등이 담긴 전략적 행보였다는 분석이 많았다. 김용현 교수는 “크게 보면 미국과 중국을 향해 대화 의지를 보여주면서 남북관계를 북한이 선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국제적인 고립 탈피와 남북관계 주도권에 방점이 있어 보인다”면서 “오히려 중국을 향해 한반도 평화 추구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북중 정상회담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구본학 교수는 “최근 핵 개발과는 달리 인류보편의 문제인 인권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야 교류협력 확대와 외교적 고립 탈피를 추구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연대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방문”이라고 말했다. 유동열 원장은 아예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강화시키려는 쇼에 불과하다”면서 “3인방이 북한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NLL 침범을 감행하는 걸 보면 진실성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송오미 인턴기자(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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