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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육상 영웅, 미루츠 이프터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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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육상 영웅, 미루츠 이프터 타계

입력
2016.12.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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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츠 이프터(왼쪽). 에티오피아 육상 연맹 제공
미루츠 이프터(왼쪽). 에티오피아 육상 연맹 제공

에티오피아의 육상 영웅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루츠 이프터가 지난22일(이하 현지시간)캐나다 토론토에서 향년72세로 타계했다.

에티오피아 육상연맹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루츠 이프터가 폐질환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이프터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남자육상 5,000m와 1만m에서 모두 우승을 거뒀다. 5,000m 경기에서 이프터가 보여준 폭발적인 가속력 때문에 그는 당시 해외언론으로부터 ‘이프터 더 시프터(Yifter the Shifter)’라는 별칭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시프터(Shifter)’는 변속기를 뜻한다.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그 경기를 뉴욕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결승점을 300m 앞두고 미루츠가 선보인 가속은 그를 갑자기 자전거에 탄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다른 선수들은 그저 뛰고 있을 뿐이다.”

미루츠 이프터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28세의 나이로 국제 육상 무대에 처음 출전했다. 1만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5,000m에서는 코치가 경기 시작 시간까지 그를 호출하지 않는 바람에 경주에 참가하지 못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선 에티오피아가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올림픽 출전을 보이콧해 뛸 수 없었다. 이후 197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000m와 1만m 종목을 석권하고 1980년대 초반까지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조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의 삶은 내전, 기근 등으로 불안정했던 에티오피아의 사회상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모스크바 올림픽 남자육상 1만m에서 1위를 차지한 미루츠 이프터가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에티오피아 육상 연맹 제공
모스크바 올림픽 남자육상 1만m에서 1위를 차지한 미루츠 이프터가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에티오피아 육상 연맹 제공

미루츠 이프터는 에티오티아 북부 티그라트 지역에서 태어났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1944년 5월15일을 미루츠의 출생일로 기록하고 있지만, 그는 1997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에서는 자세한 기록을 적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루츠 이프터는 1970~80년대 극심한 혼란으로 피폐해졌던 에티오피아의 희망이었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육상 1만m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딴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44ㆍ에티오피아) 등 에티오피아의 육상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하일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루츠는 내게 전부였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그를 닮고 싶었다.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고, 지금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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