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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마늘 낭자들’ 메달 보인다

입력
2018.02.20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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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심리훈련 ‘강심장’ 만들어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6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6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파죽지세다. 대한민국 컬링 여자대표팀이 강호 스웨덴(세계 5위)마저 꺾고 4연승과 함께 5승째(1패)를 거두며 공동 1위에 올랐다. 남은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면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자력으로 4강 진출을 확정 짓고, 1승만 보태더라도 타이브레이크(재경기)를 통해 4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컬링 여자대표팀은 19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6차전 스웨덴(세계 랭킹 5위)과 경기에서 접전 끝에 7대 6으로 신승했다.

예선 전적 5전 전승으로 참가국 10개국 중 1위. 샷 성공률 평균 82%로 1위. 여기에 베테랑 스킵 안나 하셀보르그(29)까지 버티고 있는 스웨덴은 강팀 중의 강팀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상대가 누구든 기죽지 않았다. 예선에서 세계 랭킹 1, 2위인 캐나다와 스위스는 물론, 컬링 종주국 영국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중국까지 연파한 기세로 맞섰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접전이었다. 대표팀은 1엔드에서 샷 실책을 연발하며 먼저 1점 빼앗겼지만 2엔드에 1점을 만회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엔드까지 동점 상황이던 승부는 4엔드에서 균형이 깨졌다. 대량 실점 위기에 빠졌던 대표팀은 오히려 스웨덴의 실책을 틈타 2점을 추가하며 리드를 잡았다. 대표팀은 이후 김경애의 더블테이크아웃(스톤 하나로 상대 스톤 두 개 쳐내기) 등으로 8엔드까지 7대 3까지 앞서가며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스웨덴의 반격은 거셌다. 9엔드에서 2점을 만회하고 10엔드에서도 연속해서 사이드가드를 만들며 한국팀의 스톤의 진행 방향을 원천 봉쇄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해결사는 ‘더블테이크 아웃의 장인’ 김선영. 그는 상대 가드 2개를 모두 깨뜨리며 우리가 득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상대가 다시 한번 가드로 저지하자 이번에는 상대의 가드는 밖으로 걷어내고 기존의 우리 가드였던 스톤을 포인트 위치로 옮기는 절묘한 상황도 연출했다. 김선영은 18일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더블테이크아웃 확률이 95%에 달했다. 결국 스웨덴의 추격을 1실점으로 막으며 7대6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마늘 낭자(Garlic girls)’ 라는 애칭을 붙인 한국팀의 선전은 “상대가 누구든 우리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승리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에 기인한다. 김경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에 따라 우리 플레이가 달라지면 경기를 제대로 풀어갈 수 없다”면서 “이날 경기도 상대가 누군지 생각하지 않고 우리 샷에만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를 위해 이미 10년 전부터 스포츠 미술심리, 개인 성향 테스트 등 심리 훈련을 병행하면서 컬링 중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빙판 위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운동 능력 외에도 집중력과 정신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쌓인 경험도 한몫 했다. 김민정 감독은 “강팀들과 상대하면서 그들의 스타일을 잘 파악했다”면서 “그래서 그들의 플레이에 휘둘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강릉=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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